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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0일 (목)
경제>경제정책

[대한민국 서민경제](下)고용절벽…청년도 중·장년도 눈물

#.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취업준비생 장 모씨(29)는 지난달 28일 설 당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학교 도서관을 찾았다. 바늘구멍이 되어버린 취업문을 뚫기 위해 명절조차 반납한 것. 장 씨는 "20대의 마지막인 올해는 기필코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설 당일 학교 도서관에 나가 공부했다"며 "오전 내내 앉았다가 점심을 먹고 오니 도서관 열람실이 꽉 차 대기행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 의지를 다 잡긴 했지만 1년에 한 번 뿐인 설에 가족 친지들과 아침 밥 숟가락도 못 들었다는 현실이 서글프긴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9.8%를 기록했다. 다만 현실에서 체감하는 청년 실업문제는 공식통계보다 한층 심각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아예 실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업준비생과 구직 포기자(니트족)까지 포함하면 체감 청년실업률이 34.2%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청년층의 취업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론 국내 기업구조조정 여파로 인한 경제심리 위축, 내수 둔화 등 경기 불확실성 외에도 노동시장의 양극화 현상 등 구조적인 요인이 꼽힌다.

정성엽 한국은행 산업고용팀 과장은 최근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대학생의 취업 관련 행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대학생들의 취업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노동시장 양극화는 보통 근로자 간 임금 차이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격차를 의미한다.

정 과장은 "노동시장은 임금이 높고 근로환경이 좋은 1차시장과 임금이 낮고 환경이 열악한 2차시장으로 분리할 수 있다"며 "1차시장과 2차시장 간 이동의 제약이 크면 청년층이 첫 직업을 택하는 데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대졸자들의 일자리 탐색기간이 경기적 요인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5~6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은 비단 청년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해마다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취업난은 거의 전 연령대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은 나이 자체가 큰 핸디캡인지라 과거 대기업 근무 등 좋은 스펙을 지녔어도 유효한 면접 한 번 보기 힘든 실정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전체 실업자 수는 청년실업자(37만명)를 포함한 101만2000명. 전체 실업자 100만명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2일 오전 시청역에서 만난 중견 제조업체 부장 김 모씨(50)는 "청년들도 (취업이)힘들지만 우리 같은 나이든 사람들도 (재취업이)힘든 것이 대한민국 서민 일자리의 현실"이라며 "요즘 같은 시대에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 등은 배 부른 소리"라고 호소했다. 그는 "불과 40대만 해도 언제 짐 싸는 상황이 올 지, 언제 밀려 나게 될 지 하루하루 불안하다"며 "날이 갈수록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가 근래 2%대 저성장을 기록하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정부 등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어 기업들은 아무래도 보수적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저성장 저투자로 계속 우리나라 기업 고용시장이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일자리 문제는 굉장히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의 실업문제는 단순히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대의 문제"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구조나 정규직·비정규직 문제 등 고용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안 등으로 일자리 문제를 정치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화두로 놓고 국민적인 대토론을 해야하며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등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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