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대형증권사 자기자본 확충 현황자료=교보증권*미래에셋대우 통합법인가정 **NH투자와 KB현대증권은 8조원 목표 가정 ***한투증권은 지주에 배당 후 가정
올해 자본시장업계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덩치 키우기,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로 시끄러운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주인을 찾지 못했던 현대증권이 KB금융지주의 품이 안겼다.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펀드매니저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마위에 올랐다.
◆증권가 M&A로 뜨거운 한 해
올해 증권가의 가장 큰 화두도 M&A였다.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을 품에 안고 은행, 비은행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비율로 여겨지는 6 대 4라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M&A시장에서 윤 종규 회장은 능력을 검증받았다. 외환은행, 우리금융지주,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KB금융은 풍부한 자금여력에 비은행 분야 보강 의지도 강해 지난 10여년 간 금융권 M&A에서 늘 1순위 인수자로 거론됐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KB금융이 시도했던 M&A 가운데 성공사례는 LIG손해보험(현 KB손보)이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온전한 그의 몫은 아니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의 리더십이나 경영능력에 이어 M&A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능력이 검증됐다"면서 "이제는 한국 금융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줘야 할 차례이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16일 이사회를 열고 메리츠캐피탈 지분 100%를 인수키로 했다. 인수총액은 3826억원으로 주당 8857원에 메리츠캐피탈 4320만주를 일괄 매입하는 방식이다.
덩치키우기 경쟁도 치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조692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번 증자로 한국투자증권은 약 3조3000억원(지난 9월 기준) 이었던 자기자본이 약 4조3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증자를 통해 초대형 IB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 미래에셋대우(6조7000억원)와 NH투자증권(4조5000억원)에 이어 국내 증권사 중에서 세 번째 규모다.
삼성증권도 지난달 11일 삼성생명에 자사주 2900억원 가량을 판매해 자기자본이 3조5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증권사들의 영업 성적도 쪼그라 들었다.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7~9월)에 채권 매매로 얻은 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수익도 줄었지만 주식이나 파생상품 운용으로 벌어들인 자기매매 이익은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5개 증권사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이 5744억원으로 2분기(6214억원)보다 7.6% 줄었다..
주요 항목별로 보면 자기매매 이익은 전체적으로 6800억원(96.0%) 늘었다.
자기매매이익 증가분의 대부분은 흑자 전환한 주식·파생상품에서 나왔다.
2분기에는 1000억원 넘게 손실을 본 주식 관련 자기매매에서 3분기에 1107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증권사들의 자산총액은 392조원으로 2분기보다 2조6000억원(0.7%) 늘고, 부채총액은 344조5000억원으로 3조9000억원(1.1%) 줄었다.
자기자본은 47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46조1000억원)보다 2.8% 증가했다.
전체 증권사의 평균 순자본 비율은 571.8%로 전 분기보다 24.3%포인트 높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LS) 기초자산 가격 상승으로 파생상품 손익이 흑자 전환했지만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채권 관련 이익은 줄었다"며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신흥국 경기불안 등이 시장지수의 동반 악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시장 환경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운용사 도덕적 해이 잇따라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어두운 이면도 드러났다.
검찰은 최근 A자산운용 펀드매니저 등 '2차 이상' 정보를 수령한 기관·개인투자자 25명도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총 22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적발해 금융위에 통보했다. A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는 미공개 정보를 취득해 공매도 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증거 인멸 정황도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운용업계는 매년 반복되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일부 사례가 업계의 구조적 비리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자산운영사들의 덩치도 커졌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산운용사의 올해 3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자산운용사 148곳이 운용 중인 자산은 90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말의 871조원에서 30조원(3.4%) 늘어난 것이다. 운용자산을 유형별로 보면 펀드수탁고가 473조원으로 2.4% 증가했고, 투자일임계약고는 428조원으로 4.6% 늘어났다. 특히 펀드수탁고 중 사모펀드가 242조원으로 공모펀드(231조원)를 처음 추월했다.
금감원은 "사모펀드 수탁고는 작년 말 200조원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