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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판도라'를 연 김남길 "욕심낸 장면때문에 오히려 도망치고 싶었던 적도"

김남길/ 올댓시네마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담 역을 맡아 당시 '비담 열풍'을 일으키며 대중에게 존재감을 확실히 남긴 배우 김남길(34). 이후 2014년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에서 코믹한 연기를 선보이며 8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 티켓파워를 입증한 그가 이번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에서는 인간미 넘치는 시골 마을청년 재혁으로 분했다.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 까지, 예고없이 닥친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블록버스터다. 김남길이 연기한 재혁은 원자력 발전소에 몸 담고 있지만, 아버지와 형을 피폭으로 잃고 그 누구보다 일터를 떠나고 싶어하는 아이러니한 인물.

영화 '판도라' 스틸/올댓시네마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남길은 영화 개봉이 믿기지 않는다고 입을 열었다.

"영화의 제작사가 정해지기 전에 시나리오를 받았죠. 받은지 아마 2년 반도 넘었을 거예요. 감독님은 그보다 1년 더 앞서 영화를 계획하셨고요. 제작시기가 계속 늦춰져서 의문부호도 있었죠. '판도라'가 만들어지기는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 궁금했어요. 완성본을 보고 나니까 촬영할 때보다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연기에 대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요. VIP 시사회 때 오신 전도연 선배님이 '잘봤다. 영화에 진심과 메시지가 정확히 담겨 있어 좋았다'고 하셨어요. 감사하죠."

영화 '판도라' 스틸/올댓시네마



'판도라'는 원전 사고를 다루고 있다. 김남길은 영화 제작 전까지만 해도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사회고발적인 영화를 할지,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를 극대화할지 감독님과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 과정에서 감독님이 원자력 발전소와 원리들을 자세히 알려주셨어요. 결론적으로는 굉장히 사실적인 영화가 탄생했다고 생각해요. 촬영 전부터 제가 공부한 부분이 있다면,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집중해서 파고들었다는 거예요. 실제로 사고 당시 공병대가 투입이 됐고, 살아돌아오지 못했다는 기사를 읽고 뭔가 마음에 와닿는 지점이 있던 것 같아요. 사실은 영화가 좀 더 처절하고 무섭게 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감독님이 그런 쪽으로 기울면 무서워서 관객들이 영화를 안볼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김남길/ 올댓시네마



영화 배우는 작품을 선택할 때 한두장면이 욕심나서 출연을 결정짓기도 한다. 한동안 작품 활동이 뜸했던 김남길이 영화 '판도라'를 선택한 이유도 이와 상통한다.

철없는 막내 아들이 영웅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단지 가족을 위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재난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은 관객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김남길은 "영화 '아마겟돈'의 주인공은 재난 상황에서 의연하고 쿨하면서 또 멋지다. 하지만, 재혁은 사실적"이라며 "피폭으로 몸이 녹아 없어질 수도 있는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많은 분이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장면 촬영날이 다가올 수록 긴장감과 중압감이 상당했어요. 감독님과 제작진 분들이 배우에게 '실컷 펼쳐봐라'하고 판을 깔아주신 셈인데, 지금 보니까 아쉬운 부분이 보이죠. 하지만, 그때만큼은 그게 최선이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웃음) 사실 그 장면때문에 '판도라'를 선택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혼자 굳게 닫힌 공간 안에서 연기를 하니까 나중에는 폐쇄공포증이 올 거 같더라고요. 두 번 찍고 더 이상은 못찍겠다고 했는데 감독님이 '아쉬우면 한 번 더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제 머릿속에 '죽기 전 느낌이 이런걸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또 촬영을 감행했죠."

영화 '판도라' 스틸/올댓시네마



공교롭게 지난 9월 경주 지역에서는 수차례 지진이 발생했고, 잠들어있던 안전 문제와 함께 밀집된 원전 관리에 대한 국가적인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또 작품에서 무능력한 컨트롤타워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민감할 수도 있는 상황. 혼란스러운 시국과 정부를 비판하는 스토리가 맞닿아있다.

김남길은 영화 '판도라'가 관객들이 극장을 나선 뒤 현재 우리사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활동할 수 있는 구역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많은 사람이 알아봐주면 좋았는데, 지금은 그런 인기를 바라지도 않고 그저 묵묵하게 영화에 참여하는 배우로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남길이 인생 연기를 펼친 영화 '판도라'는 7일 개봉함과 동시에 8일부터 13일까지 제1회 마카오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갈라' 섹션에 공식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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