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온 가운데, 공직생활 경험이 없는 트럼프가 어떤 인물로 내각을 구성할지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앞서 클린턴은 선거 유세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면 여성을 내각의 주요 요직으로 임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하마평이 잇따른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에서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진영에서는 누가 직위를 맡을 지에 대해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와 '오랜 친분이 있는 비교적 고령의 백인 남성 경제인' 또는 가족 등 측근 정치인 중심으로 내각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무부 장관 후보로는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 스티븐 너친이 거론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 금융업계에서는 영향력이 큰 너친 가문 구성원이다. 너친은 트럼프 캠프의 선거자금 운영 책임자로 모금 업무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유명 투자자인 칼 아이칸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보건장관 후보로는 보험회사 최고경영자 출신인 존 라이딩스 리와 당내 경선 패배 직후 트럼프 진영에 합류했던 신경외과 의사 출신 보수논객 벤카슨이 언급되고 있다. 에너지장관 후보로는 '석유재벌' 해롤드 햄이 물망에 올랐다.
기성 정치인 출신 중에서는 트럼프를 줄곧 지지했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 등 소수 인물들만이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장관이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감으로 거론되는 크리스티는 공화당 경선 초기인 지난 2월부터 트럼프를 지지해왔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뉴저지 주 연방검사로 활동했다.
세션스 의원도 법무장관이나 국무장관에 기용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상원에서 유일한 트럼프 지지자인 세션스 의원은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에서 외교와 안보 분야 전략가 노릇을 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의 외교·안보 구상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구현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하원의원 중에는 최초로 트럼프 지지선언을 했던 크리스 콜린스(뉴욕) 의원과 또 다른 지지자였던 던컨 헌터(캘리포니아) 의원이 각각 상무장관과 국방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의 가족 중에서도 내각의 장관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다. 지난 8월 플로리다 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내각에 여성을 참여시킬 수 있냐'는 질문에 "모든 이들이 (딸) 이방카를 입각시키라고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트럼프의 차남 에릭은 지난 7월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최고의 사람을 뽑아 책임을 맡긴다는 게 아버지의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