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한 보양식 중에 불도장(佛跳牆)이라는 음식이 있다. 해삼 전복 상어 지느러미 상어 입술 인삼 비둘기 알 등 진귀한 서른 가지 이상의 재료가 들어가고 열두 가지의 보조 재료를 첨가해서 만든다. 그 맛과 향이 얼마나 좋은지 참선을 하던 스님이 맛의 유혹을 못 이기고 담장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불도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그런 이유 때문이다. 스님이 담을 넘을 정도의 음식이 있다면 남자들이 담을 넘을 정도의 여색을 뜻하는 사주도 있다. 도화 중의 하나인 월장도화(越牆桃花)가 그것이다. 월장도화는 단순히 미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기운이 무척 강한 도화가 있는 사주를 말한다. 남자들이 그 여자를 보려고 담을 넘을 정도이니 아주 강력한 흡인력이라고 하겠다. 그렇게 많은 남자들의 주목을 받으면 좋은 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나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모든 일이 상식적인 선을 넘어가면 쉽게 재앙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어디를 가든지 남자가 달라붙는 여자가 있었다. 월장도화 사주의 좋은 예였다. 용모를 말하자면 어디 가도 시선을 받을 정도이다. 청순한 미모라서 더 호감을 주는 얼굴이다. 그녀의 자랑 아닌 자랑은 항상 남자가 몰린다는 것이었다. 삼십 대 중반이 된 그녀의 고민은 지금껏 제대로 된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혼을 하고 싶은데 남자는 많지만 결혼을 해도 좋을 정도의 진실한 남자가 없었다. 상담을 와서는 깊은 한숨을 내쉬던 그녀의 얼굴이 선하다. 이성에게 인기가 있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만 월장도화 정도라면 결코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없다.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에게도 도화살이 강한 사주가 있다. 남녀모두 이성의 유혹이 정도가 지나치면 치정에 얽힌 여러 가지 사건을 겪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잘못된 색욕으로 인해 재앙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풍류나 도박 등에 빠져 생활자체가 문란해지기도 한다. 사주팔자의 도화가 어느 기운 무엇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 그 운명도 많이 달라진다. 목욕(沐浴)과 동주하면 미모가 있으며 색을 밝히고 음란하다. 사(死) 절(絶)과 동주하면 인성이 간교하고 방탕하게 산다. 양인(羊刃) 동주라면 예술이나 문학 쪽에 재능을 타고나기도 한다. 도화가 문제가 될 정도의 사주라면 그 기운을 긍정적으로 돌리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악기나 예술 활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부에 매진하거나 지적인 탐구에 몰입하면 액운을 미리 알아채는 예지력을 갖게 되기도 한다. 무릇 세상의 모든 것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