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리는 요즘 젊은이들을 5포세대라고 한다. 일 할 곳은 없고 집값은 치솟고 생활물가는 뛰니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결국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되는데 그것들이 모두 삶에서 무척 중요한 것들이다. 젊은이들이 포기한 다섯 가지는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이다. 그 다섯 가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어서 5포세대라고 부른다. 한쪽에서는 이렇게 결혼을 포기해야 할 정도이지만 반대로 다른 쪽에는 골드미스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있다. 골드미스들은 사회적 위치와 경제적 능력이 있다 보니 어떤 상황이든 자신감이 넘친다. 결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일부에서는 자기가 원하면 언제든 수준에 맞는 남자와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혼은 참 오묘한 것이어서 그렇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사주에서 월지(月支)는 혼인궁이고 일지(日支)는 배우자궁이다. 월지와 일지가 형충되는 사주는 결혼이 늦어질 뿐 아니라 좋은 인연을 만나기 힘들다. 대운이나 유년이 월지나 일지를 형충하면서 혼파살이 되는 경우에도 결혼이 힘들다. 결혼을 한다고 해도 결과가 그리 좋지 않게 된다. 자기의 타고난 결혼운이 있음에도 현재의 상황만으로 결혼을 어렵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의 생각은 오만에 가깝다. 지난번에 상담을 청한 여자 변호사의 경우가 그랬다. 이제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그녀는 서른 후반이었다. 더 늦어지기 전에 결혼을 하고 싶어서 어떤 궁합이 자기에게 잘 어울리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명문대학교를 나오고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별 걱정은 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과연 그럴까. 타고난 사주는 사람이 만들어온 환경을 쉽게 뛰어넘는다. 사람의 짐작으로는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간다. 그녀의 사주가 그런 형국이었다. 월지의 본기가 상관이고 사주 천간에 관살이 없으면 여자는 결혼이 늦어진다. 그녀가 이제까지 솔로로 지낸 것은 그런 이유가 컸다. 그럼에도 그녀는 일하느라 남자 만날 시간이 없었고, 스스로 혼자 지내는 시간을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녀의 사주를 보면 그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공망이 있어서 결혼운을 찾아보기 힘들다. 여자 사주에 관살이 너무 왕성해서 병이 되면 36세를 넘기는 경우가 많고 관살이 기신일 때도 결혼이 늦어진다. 그녀는 결혼은 하게 되겠지만 결혼 뒤에 자칫하면 독수공방을 해야 할지도 모를 불안한 사주를 지녔다. 자기의 콧대를 지나치게 높게만 세울 것이 아니라 타고난 남자복이 어떤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결혼은 조건으로 되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인연이 있어야 하고 그 인연은 주어진 사주에서 엿볼 수 있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