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영국 유럽 조세회피지역 자금자료=금융감독원, 대신증권기간 3월~5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공포를 딛고 한국 증시가 반등했다. 우려했던 금융시장의 '패닉'은 없었다. 일본과 중국 증시도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27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61포인트(0.08%) 상승한 1926.85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0.15% 오른 648.12에 거래를 마쳤다. 장 시작과 동시에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 3% 하락 출발했지만 기관 중심의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장 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브렉시트 공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향후 투자전략을 놓고 '신중론'과 '저가매수론'이 부딪히는 모양새다.
◆조정 땐 저가매수 기회?
NH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27일 "코스피의 경우 일본 대지진 등 최근 5년간의 학습 효과와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의 지지력을 감안할 때 1850선을 적극적인 지지선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배분 측면에서는 일단 채권시장에 유리한 환경"이라면서 "브렉시트 우려를 방어하기 위해 주요국들이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도 연내 금리 인상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대우는 코스피 지지선으로 1830~1850을 예상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브렉시트는 탈세계화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양극화 문제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향후 유럽과 미국 정치 일정에서 불확실성 장기화가 투자 심리에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브렉시트 이후의 중기적인 자산 투자 서열(순서)을 '주식>리츠>채권>원자재'로, 지역별 서열은 '선진국>한국>이머징시장' 순으로 제시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 노근환 연구원은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영국계 자금 규모는 1조3000억원(1.4%) 정도에 불과하나 주식시장에는 36조원(8.4%)이 들어와 있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며 "이 경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저점을 형성했던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 레벨이 유의미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EU지역 핫머니 이탈 변수
문제는 유로존에서 온 핫머니(투기성 자금)다. 이들 자금은 위기 때마다 번번이 한국증시의 발목을 잡아왔기 때문이다.
외국자본의 철수는 이미 감속 성장 국면에 들어선 한국 경제의 회복을 더 늦추는 결과를 초래해 증시에 부담을 준다. 또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면 큰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로 파운드화 및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룩셈부르크와 스위스 등 조세회피처의 단타성 자금이 포함된 유럽계 자금이 많아 언제 이탈할지 모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블룸버그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3~5월 사이 국내 증시로 유입된 영국, 유럽 조세회피지역 자금은 각각 1조 4000억원, 1조1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현재 영국과 조세회피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 자금이 모두 이탈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하지만 파운드, 유로 반등국면에서 순 유입된 자금이탈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