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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박소정의 메트로 밖 예술세계로] (26)한류 중심지 강남의 마스코트…신논현역 이동기의 '도기독'

[박소정의 메트로 밖 예술세계로] (26)한류 중심지 강남의 마스코트…신논현역 이동기의 '도기독'

신논현역 이동기의 '도기독'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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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나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아이들의 오락 정도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아이들의 오락을 예술이라고 부른다며 거북해하는 사람도 많다. 이 때문에 무시당하기 쉬운 공공미술작품이 있다. 신논현역 7번 출구 인근 교보문고 뒷골목에 자리한 이동기 작가의 '도기독(Doggy Dog)'이다.

도기독은 우리나라의 진돗개를 모티브로 했다. 머리와 몸체를 표현한 방식이 제각각인 점이 특징이다. 거대한 강아지의 얼굴은 계단식으로 각이 져 있다. 반면 몸통은 부드러운 선을 가진 둥근 기둥 모양이다. 마치 보통의 강아지와 로봇강아지를 합성시킨 만화 캐릭터의 느낌이다.

실제 그의 회화작품에서 도기독은 아토마우스의 애완견으로 등장한다. 아토마우스는 일본 만화가 데스카 오사무의 캐릭터인 아톰과 디즈니의 캐릭터인 미키마우스를 합성한 캐릭터다. 이 작품은 한국적 팝아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색안경을 끼지 않고 만화·애니메이션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도기독은 한류 중심지 강남의 마스코트로 삼기에 충분하다. 모습마저 깜직하고 사랑스럽다.

신논현역 이동기의 '도기독'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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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유년기를 보낸 세대는 TV에서 방영되는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에 빠져 살았다. 80년대 컬러TV가 보급되자 그들의 동생들은 더욱 애니메이션에 열광했다. 흙바닥에서 뒹굴며 뛰어놀다가도 방영시간이 되면 집으로 뛰어갔다. 옷에 묻은 흙을 채 털어내지도 않고 TV앞에 자리잡는게 일상이었다. 아톰, 마징가, 그랜다이저, 톰과 제리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은 그들의 우상이었다.

작가도 그들 가운데 한명이었다. 초등학생 시절 그는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마다 종이에 만화 캐릭터를 그려 친구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심지어 친구들 몇 명과 함께 자신의 만화를 실은 학급신문도 찍어내 판매까지 했을 정도다.

신논현역 이동기의 '도기독'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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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는 X세대로 대표되는 대중문화의 부흥기였다. 신세대들은 순수예술이 아니면 무시하는 문화엘리트주의에 저항했다. 자신들이 어린 시절 빠져있었던 TV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시도가 시작됐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작품으로 둔갑했다는 사실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사랑이 식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학에서 돌아온 선배들의 짐보따리에서 유럽과 미국, 일본의 작품들을 구해 '원전'을 공부하기도 했다. 서울대를 비롯해 인서울 대학 여러 곳의 만화동아리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신논현역 이동기의 '도기독'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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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절 서양화를 공부한 작가는 한발 더 나아가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업에 나섰다. 1993년 정사각형 캔버스에 그려진 아토마우스가 시작이었다. 아톰과 미키마우스의 이미지를 해체하고 변형시킨뒤 재구성하는 작업의 결과물이다. 2000년대 들어 주목받기 시작한 그의 작품은 미국의 앤디워홀과는 다른 방식의 팝아트로 평가받는다. 70년대와 80년대의 한국 TV애니메이션 세대의 삶이 녹아든 이른바 '한국적 팝아트'라는 평가다.

신논현역 이동기의 '도기독'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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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트에서 비판은 생명이다. 팝아트의 원조격인 150년전 프랑스의 오노레 도미에도 '풍자'를 통해 만화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이동기 작가의 작품 속 캐릭터들은 순진한 어린이의 겉모습을 가졌지만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을 담고 있다. 캐릭터들은 쏟아지는 폭탄들에 로고마냥 새겨지기도 하고, 정신병동에 갇히거나 십자가에 못박히기도 한다. 라면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녹아내리거나 눈이 셋 달린 캐릭터도 있다.

박소정 객원기자



글:큐레이터 박소정 (info@trinityseoul.com)

사진:사진작가 류주항 (www.mattry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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