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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박소정의 메트로밖 예술세계로] (25)첨단IT시대 휴머니즘을 위하여 …6호선 DMC역 이진준의 '그들 THEY'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Digital Media City) 이진준 작가의 작품 '그들 THEY' 사진=이진준 공식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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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는 안된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Digital Media City) 이진준 작가의 작품 '그들 THEY'가 전하는 메시지다.

약칭 DMC로 불리는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Digital Media City)은 우리나라 미디어산업의 새로운 중심지에 자리해 있다. 이곳 마포구 상암동의 17만평 부지 위에는 최첨단 정보 미디어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다. 그 한복판 DMC 홍보관 광장 중앙에 '그들 THEY'가 있다. 그 주위를 MBC, YTN, 채널A, LG CNS, KT스카이라이프 등 방송과 미디어 사옥들이 둘러싸고 있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Digital Media City) 이진준 작가의 작품 '그들 THEY'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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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13m 높이로 포옹한 남녀가 서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형상이다. 어깨 라인 위로 두상의 덩어리감이 상당히 묵직하다. 남녀를 표현했다고 하지만, 남성과 여성을 상징할만한 결정적인 외형들이 생략되어 있어 구분이 쉽지는 않다. 하늘을 향한 사람의 얼굴 옆 라인에서 느껴지는 완만함과 아래를 향한 사람의 얼굴의 광대와 턱에서 직선으로 떨어지는 기울기 정도를 잘 보아야 가늠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굳이 남녀라고 구분하는 이유는 인간 전체를 대표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나와 너, 인간과 인간의 포옹이라고 생각해도 좋은 이유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Digital Media City) 이진준 작가의 작품 '그들 THEY'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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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숲으로 싸인 중심에서 포옹하고 있는 '그들'은 정보통신(IT) 혁명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계하고 있다. 초고속 첨단화에 따른 휴머니즘의 상실이다. 특히 IT로 무장한 첨단미디어에 대한 경고의 성격이 짙다. 아무리 첨단을 달리는 시대를 맞았지만 여전히 사람과 사람이 맞닿아 더불어가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디어가 이를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품 아래에는 작가의 이같은 메시지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Digital Media City) 이진준 작가의 작품 '그들 THEY' 작품설명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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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쌍의 남녀가 있다. 그들은 포옹하고 있지만 여자는 하늘을 보고 남자는 땅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어쩌면 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늘과 땅의 만남, 미래와 과거의 만남, 미디어와 인간의 만남 등 이 모든 것들이 오직 각자의 무대 속에서 개인의 환영으로만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서로를 아주 힘껏 껴안아야 할 것이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Digital Media City) 이진준 작가의 작품 '그들 THEY'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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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미디어의 빛을 이용해 현대미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대표적인 젊은 예술가로 꼽힌다.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다 방향을 틀어 미대로 진학했고, 졸업후 방송사의 PD로 일하기도 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조각, 설치, 사진, 비디오 등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영상미디어를 공공미술에 결합시키는 그의 작품세계가 탄생한 배경이다. 그의 작품은 보는 사람마다 제각각 원하는 따뜻한 환상을 보여준다. 그의 지향점이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Digital Media City) 이진준 작가의 작품 '그들 THEY'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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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THEY' 작품은 미디어의 빛을 이용하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따른다. 작가는 작품 내부에 LED조명을 설치, 해가 지면 화려한 빛의 향연을 보여주고자 했다. 하지만 취재차 야간에 몇 차례 작품을 찾았을 때 작품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이 작품은 2010년 LG텔레콤이 서울시에 기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진흥원에서 관리를 맡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 인프라운영팀 관계자는 조명이 꺼져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확인 결과 작품의 부품에 이상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정상적으로 조명을 켜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문제를 제기한 후에야 사후조치를 취하기보다는 평상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아쉬움이 드는 취재였다.

박소정 객원기자



글 : 큐레이터 박소정 (info@trinityseoul.com)

사진 : 사진작가 류주항 (www.mattry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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