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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0일 (목)
경제>경제정책

[회계법인 잔혹사](下)1만8000여 회계사 이끌 차기 회장 과제는?

[메트로신문] 회계법인간 이해관계 조율은 물론 금융당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 문제 해결과 제도 개선을 이끌 차기 공인회계사회장 선거에는 현재 이만우·최중경·민만기 등 세 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왼쪽부터)이만우·최중경·민만기 제42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후보(기호순)./한국공인회계사회



지난 8일 정부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위한 12조원 가량의 대규모 자금수혈 방안을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자구책 마련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이 핵심이다. 이번 방안은 기간산업인 조선업과 해운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 고육책으로 평가되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구조조정이 있기까지 부실 파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정부와 함께 회계법인들이 기업의 문제점을 제때 꼬집지 못해 이 같은 사단이 벌어졌다며 질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수 조원대 부실에 이어 올해 현대상선·한진해운의 채권단 공동관리 등 각 기업이 붕괴 직전의 상황까지 내몰렸음에도 불구, 회계법인은 그간 기업 감사과정에서 어떠한 경고음도 내지 못했다. 심지어 '업계 1위'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한진해운 실사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최은영 전 한인해운 회장에게 귀뜸한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부실감사에 이은 모럴해저드 지적에 일부 회계사들은 "요즘엔 어디가서 회계사 명함 내밀기도 창피하다"고 토로한다.

◆오는 9월 개정 공인회계사법 시행

회계업계가 드러낸 '민낯' 앞에 금융당국은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회계법인의 의무와 책임을 강화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법인은 퇴출 등 강한 제재를 가하겠단 입장이다. 회계법인에 대한 본격적인 감시와 견제 강화를 위해 근거가 되는 법률 정비에도 나섰다.

9일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제2의 대우조선해양 부실회계 사태를 막기 위해 회계법인의 내부 통제 시스템을 관리·감독하는 '품질관리 감리제도'를 법제화한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회계법인을 상대로 이들이 법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를 점검, 필요할 경우 개선을 요구하는 품질관리 감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이에 따른 개선 요구가 '권고'에 머무는 데다, 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강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융위는 이에 대한 근거법을 마련해 회계법인이 품질관리 감리 결과를 의무적으로 공시토록 할 예정이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의한 법률(외감법)' 개정안도 재추진한다. 부실 감사에 책임이 있는 회계법인 대표이사에게 직무정지를 부과하거나 일정 기간 감사업무에 참여할 수 없게 하고, 고의적인 위법 행위 발생시 검찰에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규개위 심사를 마친 외감법 개정안은 법제처에서 자구 심사를 거쳐 입법예고를 통해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오는 9월 말부턴 공인회계사가 자신이 감사하는 회사에 대해 맡을 수 없는 비감사 업무 항목을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 공인회계사법이 시행된다. 개정안은 최근 회계법인들이 돈이 되는 컨설팅 업무를 수주하기 위해 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감사업무엔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회계법인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발의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 공인회계사법 시행으로 오는 9월 말부터 회계사는 감사를 맡은 회사에 대해 민형사 소송 자문과 인사·조직 지원, 회사의 자산 등을 매도하기 위한 실사·가치평가 업무 등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는 22일 차기 회장 선출…관료 출신vs업계 경험

국내 회계업계가 당면한 현실 앞에 시장에선 한국공인회계사회 차기 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패가 만연한 작금의 회계업계를 개혁함에 있어 회장의 임무가 엄중해졌기 때문이다. 마침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오는 22일 선거를 통해 임기 만료를 앞둔 강성원 회장 후임이 될 제42대 회장을 선출한다. 신임 공인회계사회장은 앞으로 오는 2018년까지 2년간 직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산적한 회계업계 이슈를 풀어나가야 할 시기에 적합한 인물이 필요하단 주장이 제기된다.

차기 공인회계사회장 선거에는 현재 이만우·최중경·민만기 등 세 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회계법인 간 이해관계 조율은 물론 금융당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업계 내 문제 해결과 제도 개선을 이끌어야 하는 엄중한 임무를 띄는 자리인 만큼, 차기 회장직에 누가 당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각 후보는 앞으로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에 대해 저마다 공약 개진에 나서고 있다.

먼저 고려대 회계학 교수 출신으로, 금융 당국의 정책 조언자 역할을 해온 이만우 후보는 한국공인회계사회를 중심으로 한 감사기준 확립을 주요 해결 현안으로 꼽는다. 또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거쳐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중경 후보는 관료 출신으로, 회계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되는 감사보수 하락 문제를 해결하겠단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삼일회계법인 이사 출신으로, 공인회계사회 수석부회장을 지낸 뒤에도 현업에서 근무 중인 민만기 후보는 회계업계의 도덕성 회복을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차기 회장에 힘있는 관료 출신이 부임해 이권을 대변해줘야 한다는 논리와 회계업에 대한 경험과 애정이 많은 사람이 와야 한다는 논리가 대립하고 있다"며 "1만8000여 회계사를 대표하고 업계 이익을 대변해야 할 차기 회장의 임무가 막중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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