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사물인터넷의 진화단계자료=LG경제연구원
사물인터넷(IoT)과 금융. 전혀 다른 세계의 일로 비친다. 하지만 IoT시장의 성장은 은행의 투자, 비즈니스모델, 보안부문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사물과 사람이 인터넷과 모바일로 연결돼 서로 소통하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 사회'가 되면 바이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이 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IoT기반 비즈니스 변화
IoT 개념이 등장한 시기는 1999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였던 케빈 애슈턴이 전자태그(RFID)와 인터넷 송수신 센서를 탑재한 물건이 일상생활에 널리 쓰일 것으로 예견한데서 나온 것이다.
이 보다 앞선 자동제어시스템 같은 아이디어가 IoT의 토양이 됐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IoT 시장은 2013년 현재 2000억달러에서 2020년까지 연평균 26% 성장해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은 지난해 기준 2조3000억원에서 2020년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KDB산업은행 산은경제연구소 이정민 선임연구원은 "네트워크상 각종 기기가 상호 연결되는 인터넷 환경 도래로 새로운 사업모델의 창출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권에서는 IoT 기술을 적용해 기존 비즈니스 방식을 변화시키거나 실시간 대응을 통해 거래의 편의성 또는 보안성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은행 중에는 하나금융그룹이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김정태 회장은 외국인 중 유일하게 중국 '신금융연맹(New Finance Union)' 초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이 조직은 급변하고 있는 금융환경과 혁신적인 IT의 발전속도에 맞추어 금융과 IT가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신금융'을 주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사물인터넷 핵심 기술인 비콘(Beacon)을 활용해 영업점별로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 비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 이용고객에는 환전소 위치안내 및 대기시간 활용을 위한 세계날씨 및 운세 등을 제공하며, PB특화점인 분당지점에서는 PB고객 내점 시 창구알림 및 PB고객전용 재무설계 서비스가 제공된다. 대학생이 많은 신촌이나 비자발급을 위해 미국 대사관을 방문하는 광화문 지역에는 환전 이벤트나 쿠폰을 안내한다.
◆선제적 제도 개선 필요
IoT는 금융산업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평가된다. 엑센츄어는 사물인터넷(IoT)이 주요 20개국(G20)의 국내총생산(GDP)을 향후 15년간 최대 14억2000만달러 늘려줄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업체들도 수익 기반 확대가 가능하다.
이정민 연구원은 "중소·벤처기업의 사업화기반 조성 및 서비스 사업모델 개발을 위한 금융수요 충족, 융합보안산업 육성용 자금지원 등 IoT 확산에 대비한 금융수요를 선제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서비스도 예상된다. 고객의 바이오 정보를 이용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구글글라스를 활용해 사용자 인식이 가능한 ATM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다.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정보 발송을 원하는 카드사나 증권사는 네트워크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생성된 데이터를 취합해 고객맞춤형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예로 이탈리아 보험사인 게네랄리세구로는 통신회사인 텔레포니카와 함께 지난해 9월 IoT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이 연구원은 "IoT가 가져올 산업 간 융합 본격화 추세를 고려한 산업 간 대상 범위를 포괄하는 금융상품 및 제도를 선제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승훈 연구원은 "다양한 사물에 통신 기능이 탑재되며 수많은 IoT 디바이스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인터넷 연결에 기반한 제어와 연동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점차 센서 기술이 발전되고, 정보 분석 및 인공 지능 기술들이 기기에 접목되면서 단순한 디바이스 차원의 경쟁이 아니라 산업 경쟁 구도를 변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