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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의 나라' 한국…억만장자 4명 중 3명은 상속자, 세계 최고 수준

'금수저의 나라' 한국…억만장자 4명 중 3명은 상속자, 세계 최고 수준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한국이 '금수저'의 나라라는 세간의 속설이 통계로 확인됐다. 지난 20년간 전세계적으로 자수성가형 억만장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은 상속형 억만장자의 비율이 4명 중 3명꼴로 세계에서 5번째로 높았다. 세계에서 억만장자 비중이 미미한 나라를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높은 나라다.

14일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최신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2014년 기준 자산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 부자 가운데 상속형 억만장자의 비율이 74.1%로 쿠웨이트·핀란드(각 100%), 덴마크(83.3%), 아랍에미리트(75%) 다음으로 높았다. 이들 국가들은 세계 억만장자(1826명)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0.3% 안팎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1% 이상 비중 있는 국가 가운데서 한국(1.6%)의 상속형 억만장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국의 나머지 부자는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로 창업자가 18.5%, 오너·중역이 3.7%, 금융종사자도 3.7%를 차지했다.

'슈퍼부자들의 기원'이라는 제목의 PIIE 보고서는 지난달 발표됐다. 이 보고서는 1996년~2015년까지 20년간 포브스가 발표한 억만장자 명단을 분석해 세계 부의 형성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조사했다.

조사결과 20년 동안 상속형 억만장자의 비율은 줄고,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는 크게 늘었다. 상속형 억만장자는 1996년 55.3%였지만 2014년에는 30.4%에 불과했다.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는 1996년 44.7%에서 2014년 69.6%에 달했다. PIIE는 2001년 IT 등 테크붐이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를 양산했다고 분석했다.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는 신흥국에서 빠른 성장을 보였다. 특히 중국은 1996년 억만장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지난해 213명으로 급증했고, 이 중 자수성가형 억만장자의 비율이 98%에 달했다. PIIE는 향후 10년간 신흥국에서 더 많은 자수성가형 억만장자가 탄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는 선진국의 억만장자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2014년 기준으로 전세계 억만장자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2%, 유럽 28.4%다. 중국은 9.2%로 동아시아 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1.2%다. 일본은 20년동안 40%가 감소하면서 계속해 증가세를 나타낸 한국과 같이 1.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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