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기업공개(IPO)의 해였다. 올 들어 코스피 14개사, 코스닥 87개사, 코넥스 37개사 등 총 138개사가 상장했다. 이대로라면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신규상장 기록을 세우게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거래소가 내 건 220개 기업 상장목표치는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말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공모기업 쏠림 현상 등으로 인해 IPO 시장이 정체되고 있다.
◆올해 IPO, 2002년 이후 최대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공모금액은 3조9547억9900만원(11일 기준)에 달한다.
중소형주·대형주 가릴 것 없이 대부분 세자릿수대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10월 말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던 제주항공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448.5대 1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만 7조4000억원이 모였다. 올해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아이쓰리시스템의 경우엔 15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IPO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LIG넥스원의 경우 공모주 청약에서는 4.74대 1의 경쟁률에 그쳐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IPO(기업공개) 숫자는 138곳으로 2002년 이후 13년만에 최대를 보일 전망이다.
세계 증시와 비교해서도 순위가 오를 전망이다. 올해 1~10월 신규상장기업 수에서 한국은 중국 심천거래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 들어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는 각각 93개, 52개사가 상장했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신규상장 순위에서 나스닥 증권거래소(176개사)와 뉴욕증권거래소(116개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기업공개 규모는 2011년 4조2558억원으로 2010년의 IPO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후 2년간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1조94억원, 1조309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가 지난해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익률도 나쁜편은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30일 기준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IPO 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각각 17.3%, 7.5%다.
그러나 새내기주 성적표의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바이오 등 인기 테마는 여전히 수익률 고공행진을 벌이지만 일반 제조업 주가 상승률은 제자리걸음 하거나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11월 말 기준 코스피에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가장 뛰어난 IPO주는 SK D&D로 무려 168.1%다. 반면 미래에셋생명과 세화아이엠씨 등은 각각 -31.2%와 -40.7%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 펩트론(293.8%), 제노포커스(106.8%) 등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최소 2~3배씩 뛰었다. 하지만 픽셀플러스, 제너셈 등 현 주가가 공모가보다 30~40%를 밑도는 종목도 많다.
◆공모주 펀드 체면 구겨
국내 주식형 펀드가 환매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공모주펀드는 투자자들의 뭉칫돈을 빨아들였다.
공모주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서다. 하지만 공모주펀드의 올 평균 수익률은 1~2%를 맴돌면서 채권형 펀드에 밀렸다.
공모주펀드는 채권혼합형 상품이다. 전체 자산의 80~90%는 우량 국공채나 하이일드(투기등급) 등 채권을 담아 이자 수익을 챙기고 나머지 10% 안팎을 공모주 등에 투자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지난해엔 평균 6.21%의 평균 수익을 냈다.
펀드별로는 하이공모주&배당주10, 하이공모주플러스10, 동양뱅크플러스공모주10, KTB배당플러스찬스 등이 올해 2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모으며 인기몰이를 주도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는 공모 물량을 많이 배정받는 혜택은 있지만 의무적으로 편입해야 하는 하이일드 채권의 위험요소를 떠안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모주 열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지는 장담하기 힘든 산황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 국내 IPO시장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 최대 상장이라는 기저효과도 무시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