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트로신문 박상길기자]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은 28일 대구 작명소 '명궁 이름짓는집'을 운영하는 교수 출신 이름 연구가 정도천씨의 주장을 빌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사진) 가문의 창씨개명은 친일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구 작명소 '명궁 이름짓는집'을 운영하는 교수 출신 이름 연구가 정도천씨에 따르면 롯데 신 회장이 창씨(創氏)한 '시게미쓰(重光)'는 친일의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반일(反日)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지난 대선 TV 토론회에서 이정희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라는 일본식 이름을 소개한 이래 창씨개명을 한 사람은 친일파라는 잘못된 통념이 퍼졌다"며 "저항시인 윤동주도 히라누마 도오쥬(平沼東柱)로 창씨개명을 했지만 친일파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신격호 회장이 일본 외무상 출신 A급 전범 가문과 친인척 관계에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신 회장의 일본 이름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 때문이다.
신 회장의 일본 성(姓)이 A급 전범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와 공교롭게도 일치하고 신 회장의 부인 또한 '시게미쓰'라는 성을 쓰면서 이같은 의혹이 증폭된 것이다.
그러나 정씨는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이 크다"며 "신격호 회장의 부친은 단순히 영산신씨(靈山辛氏) 문중에서 정한 방침대로 창씨(創氏)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이아(爾雅)'라는 유교 경전을 제시했다.
'이아(爾雅)'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낱말 풀이 사전인데 중광(重光, 시게미쓰)이라는 말이 이 경전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정씨는 "'이아(爾雅)'에는 재신왈중광(在辛曰重光)이라는 말이 있는데 천간(天干) 신(辛)을 옛날에는 중광(重光)이라 불렀다는 설명이 있다"며 "영산신씨 문중에서는 이렇게 신(辛)이라는 한자가 십간(十干) 십이지(十二支)의 하나인 것에 착안해 신(辛)을 '이아(爾雅)'에 나오는 고갑자(古甲子)인 중광(重光)으로 대신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즉, 영산신씨 사람들이 시게미쓰(重光)를 써서 창씨개명한 것은 일본에 협조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자신들의 본래 성인 '신(辛)' 잊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정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창씨개명을 강요당하자 고령박씨(高靈朴氏)의 고령(高靈)에서 고(高)를, 박씨(朴氏)의 박(朴)에서 목(木)을 취하여 다까끼(高木)로 창씨한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창씨개명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창씨개명은 친일의 증거가 아니라 강요의 결과물일 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