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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푸드

'넘쳐나는' 우유, 가격은 '요지부동'

시장 원리 벗어난

국내 원유(原乳·우유의 원료) 생산 증가와 소비 감소로 우유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 업체들은 "소비자들은 우유값이 비싸다고 지적하는데 정작 '원유가격 연동제'로 가격 조정이 불가능해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산 우유 재고는 지난해 연말기준으로 전년의 9만2000여t에 비해 150% 늘어난 23만2000여t을 기록했다.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 젖소 집유량이 많아진 데다가 사료 값이 내린 영향이 맞물려 원유(原乳) 생산이 늘었다는 것이 유업계 설명이다.

분유 재고도 지난해 말 기준 1만8484t으로 전년(7323t)보다 152% 증가했다. 분유는 우유를 오래 저장하기 위해 가루 형태로 만든 것으로, 지난 2002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재고의 주된 원인은 수요보다 지나치게 많은 공급에 있다. 2014년 원유 생산량은 총 221만4039t으로 따뜻한 전년(209만3073t)에 비해 12만966t이나 늘었다.

이에 반해 우유 소비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저출산으로 우유 최대 소비층인 아이들이 줄어든 가운데 대체 음료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우유는 좀처럼 팔리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입산 우유 소비는 2013년의 158만7000t에 비해 9만6000t(6.0%) 늘어난 반면 국산 우유 소비는 199만5000t에서 2만9000t(1.5%) 줄어드는 등 수입산 우유의 소비마저 늘며 국산 우유의 재고를 증가시키고 있다. 지난해 수입산 증가분과 국산 감소분을 합치면 12만5000여t으로 재고증가량과 비슷한 수치다.

◆ 실패한 낙농정책…값비싼 국산 원유

이렇게 우유가 넘쳐나는 데도 정작 우유값은 요지부동이다. 이는 '원유가격 연동제' 때문이다.

원유가격 연동제는 우유 생산비에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8월 1일 원유가격을 조정하는 것으로, 철저히 생산원가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는 과거 낙농가와 우유업체가 3~5년 마다 원유가격을 협상하면서 생기던 잡음을 없애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했다. 당국이 가격결정권을 가짐으로써 원유가격 협상 시 반복되던 낙농가의 단식농성·납품중단 등을 없애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문제는 수요와 공급 등 시장원리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원유가 남아돌아도 원유 가격에 맞춰 우유값은 오히려 오르고, 비싼 가격 탓에 소비가 위축돼 '재고의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다.

원유가격 연동제가 '실패한 낙농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제도가 시장의 수요 증감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유가격이 우유값의 7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 실질적인 가격 인하는 어렵다"면서 "대신 대형마트 1+1 행사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유 소비는 줄고 있는데 연동제로 원유가격이 묶여있다 보니 제품 가격을 낮추면 업체 입장에서는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세계적으로 우 유생산이 넘쳐 수입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국산 우유 소비를 방해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산 탈지분유(1㎏)의 생산원가는 1만2000원 정도인데 비해 수입산은 약 3800원이고 관세를 물고 국내에 들여와도 4000∼5000원대에 불과해 가격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흰우유 소비는 줄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치즈 등 유제품과 제과·제빵용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국내 우유 총소비량이 전년대비 1.9% 늘어난 364만8000여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커진 시장파이를 수입산 우유가 차지하며 국산 우유의 재고는 줄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2013년 하반기부터 국내 유가공업체들이 우유가격을 올린 것도 국산우유 소비 감소를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낙농진흥회가 비교적 저렴한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의 우유(200㎖)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2012년은 650원, 2013년은 672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8.1% 오른 727원을 기록했다.

◆ 재고 해소위해 중국 판로 열려야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고 소진에 '숨통'을 트여줬던 흰 우유의 중국 수출길 마저 막혔다.

중국은 지난해 5월 우리나라에서 130도 이상 초고온살균법을 이용해 만든 우유의 유통기한이 자국 우유보다 긴 것 등을 문제 삼아 국내 우유업체들의 수출 등록을 보류했다.

지난주 중국측 실사단이 방한, 유업체들의 생산공장을 돌아보는 중이라 수출길이 다시 열리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돌고 있지만 중국 수출 재개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유가공협회 박상도 홍보부장은 "원유가격 연동제와 우유 제품 소비 부진으로 유업계가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흰 우유의 중국 수출이 재개되면 재고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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