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부터 암보험 보험료가 10%가량 인상될 전망이다. 평균수명 증가로 의료비용이 상승해서다. 반면, 사망률 감소에 따라 종신보험 보험료는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작년 12월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경험생명표에 따라 다음 달 보험료를 조정한다. 경험생명표는 보험개발원이 산출하는 보험료율의 집합이다. 보험사의 통계를 기초로 사망, 암 발생, 수술 등에 대해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통상 3∼5년 주기로 개정한다. 특히 이번 제10회 경험생명표는 평균 수명 2년 연장 도입이 핵심으로 꼽힌다. 평균 수명이 올라가면 보험사는 더 오랫동안 보장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된다. 개정된 제10회 경험생명표에 따르면 국내 남성 평균 수명은 86.3세, 여성은 90.7세로 5년 전보다 각각 2.8년, 2.2년 늘어났다. 65세 기대여명은 남자 23.7년, 여자 27.1년으로 제9회 경험생명표 보다 각각 2.3년, 1.9년 증가했다. 보험개발원은 "의료기술의 발달 및 생활 수준의 향상 등으로 사망률이 개선됨에 따라 평균수명도 늘어난 것"이라며 "평균수명 및 고연령의 기대여명이 늘어남에 따라 은퇴 이후 노후 의료비 또는 소득 보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평균 수명 증가에 따라 건강보험과 연금보험의 보험료는 인상될 전망이다. 평균수명 증가로 의료비용, 수술 인원, 수술 건수는 매년 증가해서다. 건강보험은 수명 연장에 따라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고 의료 이용량 늘어나는 등의 영향으로 보험료가 오른다. 연금보험의 경우에도 수명이 길어질수록 연금 수령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동일한 연금액을 받기 위해선 납입해야 할 보험료가 늘어난다. 반면 이번 경험생명표 개정으로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인하될 전망이다. 사망률 감소에 따라 보험사가 일정 기간 내 지급해야 할 사망보험금 역시 줄어들면서 보험료를 인하할 여력이 생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9회 경험생명표 적용 당시 평균 수명 남성 2.1세, 여성 1.8세 늘면서 종신보험 보험료는 평균 3.8% 인하된 바 있다. 보험업계는 암보험, 연금보험 등은 개정 전에 가입하고 종신보험은 개정된 이후인 다음 달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반응이다. 개정 보험료는 신규 가입자에게만 적용되고 기존 가입자에게는 영향이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내 특약들도 발생률 감소에 따라 20% 정도의 보험료 감소가 예상된다"며 "보험계약 시 소비자가 보험료 인상·인하를 체감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형기자 gh471@metroseoul.co.kr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자본잠식이 지속되면서 최악의 경우 원화거래소 퇴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팍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1년 넘게 미뤄온 대주주변경을 승인하면 되지만, FIU가 승인을 미루고 있어 고팍스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1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 승인을 받기 위해 지난해만 3번째 대표를 선임했다. 지난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대주주로 올라서며 고팍스는 대표이사 변경을 신청했다. 고팍스는 지난해 2월14일 대표이사를 창업자인 이준행 대표에서 바이낸스의 레온 싱 풍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대표이사로, 바이낸스 한국사업 담당 스티브 영 김, 산업회복기금(IRI) 지유자오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외국인 최대주주와 소통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이 신고 수리를 미루면서 3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승인이 되지 않았다. 이후 고팍스는 지난해 6월 이중훈 고팍스 부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해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대주주 적격성을 승인 받는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결국 이중훈 대표는 해임됐고 조 대표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조 대표로 사업자변경을 하고 5개월이 지났지만 FIU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그사이 고팍스의 부채는 높아지면서 고팍스에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북은행이 이달까지 자본잠식 등 경영건전성에 대한 확실한 개선방안 제출 및 이행을 요청했다. 현재 고팍스 부채 규모는 1100억원에 달한다. 부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문은 637억원의 고파이 미지급금, 바이낸스 부채(약 364억원), 전환사채권자 부채(약 80억원)를 안고 있다. 고팍스가 전북은행의 한계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실명계좌 계약 연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의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서는 FIU가 VASP 변경 신고를 승인하면 되지만, FIU는 바이낸스를 문제로 삼고 승인을 미루고 있다. FIU는 "바이낸스가 중국계 자본이고, 최근 미국에서 자금세탁 여부가 입증되었기 때문에 수리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입장이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초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고팍스 지분 72.3%를 매입하면서, 고파이 채무까지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바이낸스는 두 차례에 걸쳐 고팍스가 가진 채무의 일부를 갚았지만, FIU가 사업자 승인을 내주지 않으면서 추가 투자는 멈춰진 상황이다. 한 고파이 투자자는 "가상자산 규제가 엄격한 일본에서도 지난해 바이낸스 진입을 허용하면서 일본 최대 거래소로 자리 잡았다"며 "현행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도 단순히 '바이낸스라 위험하다'고 국내 진입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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