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리막길을 내려가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동차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차량의 시동이 꺼져 전복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운전 미숙'과 '차량 결함'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처럼 차량의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제동되지 않아 안전상 논란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얻는 브랜드도 있다. 바로 한국지엠 쉐보레와 쌍용자동차 등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GM의 차세대 엔진 라인업인 'E-Turbo(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말리부에도 탑재돼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 이 엔진은 기존 엔진동력을 사용하는 부위에 전동화 부품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1.2리터와 1.35리터로 구성된 트레일블레이저의 E-Turbo 엔진은 엔진 내부 온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전자식 워터펌프, 터보 차저의 효율을 극대화 하는 전자식 웨이스트게이트 시스템, 기계식 진공펌프를 대체하는 신규 전자 유압식 브레이크 부스터 등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이 두 차량은 전동화 엔진 기술을 적용해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브레이크가 작동된다. 전자 유압식 브레이크 부스터는 엔진의 힘을 사용하지 않고 별도의 전자식 모듈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서 항상 일정한 제동력을 이끌어내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다.
이는 제동 시 엔진의 힘을 사용하는 일반 엔진과 다른 점이다. 일반적인 엔진은 기계식 진공펌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동의 꺼졌을 때엔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아 언덕에서 잘못된 기어조작 등으로 일어날 수 있는 차량 밀림 사고에 대처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제 시동이 꺼진 후 차량 밀림으로 인한 사고는 최근에도 또 한 번 이슈화가 됐을 정도로 자주 발생하는 사고다.
하지만 트레일블레이저와 말리부 등 E-Turbo엔진이 탑재된 모델은 일반 엔진모델과는 달리 운전자가 시동을 끈 상태에서 기어조작 실수로 차가 미끄러지더라도 언제든 브레이크를 사용할 수 있다. 전자 유압식 브레이크 부스터는 전동화 부품으로 엔진 시동 여부와 상관없이 항시 브레이크 성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레일블레이저나 말리부에선 시동이 꺼진 후 밀림 사고 같은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일어날 수 없다는 뜻이다.
쌍용차의 G4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칸 등은 내리막길에서 후진 기어를 넣어도 자체적으로 엔진 출력을 높이며 차량을 밀림을 막았다. 시동이 꺼지는 현상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외에도 BMW와 도요타 등 수입차 브랜드도 안전을 위해 스스로 제동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BMW 520d는 동일 상황에서 기어가 중립으로 바뀌고 시동이 꺼지지 않았으며, 도요타 프리우스는 시속 5㎞ 정도로 서행하도록 차량 스스로 제어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복 사고는 운전자의 운전 미숙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차량이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제동될 수 있도는 기술 적용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