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 '경험' 중시…오프라인 공간의 끝없는 변신
온라인 쇼핑이 성장하고, IT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온라인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과 '체험'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상품 판매를 뛰어넘어 고객에게 즐거운 쇼핑 경험을 선사할 방침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2020 소비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소비 키워드는 'EXPERIENCE(경험)'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많은 돈'을 쓰는 것보다 '오랜 시간'을 머물게 해 소비자들의 직?간접적 브랜드 체험을 유도하는 흐름이 올해 더 강화될 전망이다.
◆패션 브랜드, 클래스 ·파티 열어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는 강남 스튜디오와 홍대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스포츠 관련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홍대 플래그십스토어 지하 1층에는 라커와 샤워 시설을 구비하고 러닝화 체험을 위해 뉴발란스 러닝화 무료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고객에게 실제 경험을 선사해 구매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가 전개하는 패션문화 편집공간 '무신사 테라스'는 요가 클래스, 영화 상영회, 힙합 파티 등 문화 콘텐츠는 물론 다양한 입점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로 메이크업 스튜디오 매장 내부/아모레퍼시픽
◆눈치 보지말고 발라보세요!
화장품 전문기업 아모레퍼시픽이 개장한 '아모레 성수'는 2300여개 화장품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지만 현장 판매는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인 공간이다. 이색적인 운영 방식으로 지난 12월 초 오픈 2개월 만에 누적 방문자 수 2만 4000명을 달성, 성수동의 핫플레이스로 부상 중이다.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 역시 '경험'에 중점을 두고 국내 매장을 운영중이다. 그동안 해외직구를 통해서 구매가 가능했던 글로벌 독점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으며, 피부 상태 진단 및 15분 무료 화장 서비스 등 온라인에서 경험하기 힘든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AHC의 플래그십스토어는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를 한 공간에 공존하는 '퓨처 살롱' 콘셉트로 운영한다. 제품 진열과 계산대 등 판매 공간은 전체 중 30%로 구성, 단순 매장이 아닌 제품을 체험하고 현재와 미래의 에스테틱 살롱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게 조성했다. 이어 다양한 포토존을 마련해 많은 인증샷을 유도하며 입소문을 얻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에서 고객이 쇼핑하고 있는 모습/롯데하이마트
◆취미생활을 매장에서?
이미 쇼룸이나 플래그십 매장을 활발하게 운영 중인 가구 업계는 최근 들어 전시·판매장을 문화 공간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9일 송파구 잠실동에 체험형 가전유통매장인 '메가스토어'를 열었다. 1층에는 모바일·스마트 모빌리티 등 정보기술(IT) 가전과 캠핑카·요트 등 취미생활용품이 들어섰으며, 2층은 삼성·엘지(LG) 전용 프리미엄관을 비롯한 대형 가전과 페인트·벽지 같은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특히 국내 가전매장 최초로 e스포츠 경기장을 만들었다. 70평 규모의 공간 벽면에 300인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12명이 동시에 게임을 할 수 있게 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인기 온라인 게임 경기를 실제로 이곳에서 치를 예정이다. 다른 한쪽에는 유튜버를 위한 전문 코너를 만들었다. 메가스토어 잠실점 지점장은 "최근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여가와 취미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들로 매장을 꾸몄다"고 말했다.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의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는 쇼룸 외에 정원과 라운지,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박물관과 전시관 등 다양한 공간을 선보여 개장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수 1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매일 먹는 음식의 제조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바로 CJ제일제당의 체험형 공간인 '햇반 뮤지엄'이다. 그 중 스마트팩토리는 햇반이 생산되는 공정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으며, 공장 입실 전 먼지나 미생물 제거를 위한 에어샤워 간접체험과 제조 공정에 대한 시각 자료로 이해도를 높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공간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해 결국에는 소비로까지 이어지게 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