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현재 해운대구을(乙)에는 현역의원인 윤준호 후보(더불어민주당)를 비롯해 김대식, 김미애 후보(이상 자유한국당), 한근형 후보(우리공화당) 그리고 이현호, 정형근 후보(이상 국가혁명배당금당) 등 6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밖에도 하윤수 한국교총회장과 이명원 해운대구의회 의장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14일 현재 선관위에 등록한 제21대총선 부산 해운대구을 예비후보. 좌로부터 윤준호(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대식(자유한국당/ 부산동서대 교수), 김미애(자유한국당/ 변호사)(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윤준호, 보궐선거 승리로 판도 바꿔
해운대구을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배덕광 의원(당시 새누리당)이 재선에 성공한 지역구다. 배 전 의원이 엘시티 비리 의혹에 연루돼 의원직을 사퇴함으로써 치러진 2018년 보궐선거에서 윤준호 의원(尹俊皓. 52세)이 김대식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전에 치러진 역대선거에서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내리 4선을 하는 등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곳이었지만 민주당이 파란을 일으켰다. 이는 앞서 치러진 2016년의 제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부산지역 5곳에서 승리한 영향이 컸다.
20대 총선의 결과가 부산에 민주당 바람을 일으킨 데 이어 탄핵의 여파까지 더해 윤준호 의원이 여의도연구원 원장이라는 무게를 지닌 김대식 후보를 꺾었다. 직전 선거인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배덕광 후보에 1만777표 차로 뒤져 고배를 마셨던 윤준호 의원은 2년 뒤 설움을 털어냈다. 윤 의원은 전체 투표수 9만285표 중 무효표를 제외한 과반득표(50.15%, 4만4,267표)를 기록, 김대식 후보를 1만3367표 차로 크게 이겼다.
윤 의원은 지난 6일 민주당 소속 부산지역 의원 6명 중 전재수·박재호·최인호 의원에 이어 4번째로 예비후보로 등록, 재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이명원 해운대구의회 의장(李明源. 56세)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 의장은 3선 구의원으로 지역민의 민원해결사를 자임하고 민생현장을 누빔으로써 주민들과 신뢰를 쌓아 왔다. 지역에 인문학도서관 건립에 앞장서는 등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정치인이라는 평가다. 총선을 90일 앞둔 오는 16일이 지역구에 출마할 공직자의 사퇴 시한이며, 선출직 의원이 출마할 경우 감점을 받는 민주당 공천규정 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권토중래 자유한국당, 김대식과 김미애 '흙수저' 각축에 하윤수 변수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탈환을 꿈꾸는 자유한국당에서는 김대식 동서대 교수와 김미애 변호사 등 두 전직 당협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나서 표밭을 누비고 있다. 김대식 동서대교수(전 여의도연구원장)와 김미애 변호사(전 당협위원장) 모두 '흙수저' 후보로 불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대식(金大植. 57세) 후보는 16세 때 전남에서 부산으로 와 해운대 부둣가에서 구두닦이를 하고, 막노동을 하는 등 힘든 유년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과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김 예비후보는 '경제 먼저·민생 우선'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2018년 보궐선거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김미애(金美愛. 50세) 후보는 17살 때 고교를 그만두고 방직공장, 봉제공장, 식당 등에서 주경야독한 끝에 야간대학에 진학했고,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미혼으로서 세 아이를 입양해 키우며 부산지역 인권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자신이 가난과 역경을 딛고 변호사가 된 것을 상기하며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자유한국당 해운대을 당협위원장과 부산시당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이처럼 두 후보가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한 한국당에서는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河潤秀. 57)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하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하윤수 '교육 무너지면 미래없다'란 저서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하 회장은 또 지난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0년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지난해 우리 교육은 이념의 웅덩이에 빠져 표류했다. 만 18세 선거법은 학교의 정치장화, 고3 학생의 선거운동이라는 새로운 숙제마저 교단에 안겨주었다"고 지적하는 등 정치적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혜훈 새로운보수당 총선기획단장 등이 참석한 자리였다. 또 지난 2019년 3월과 7월에는 한국당과 교육정책공조를 협의하기도 했다.
지역정가에서는 출마예정자의 출판기념회를 제한하는 시한인 오는 16일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 해운대에서의 출판기념회 개최를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4일 현재 선관위에 등록한 제21대총선 해운대구을 지역 예비후보. 왼쪽부터 한근형(우리공화당/ 정당인), 이현호(국가혁명배당금당/ 정당인), 정형근(국가혁명배당금당/ 정당인)(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 한근형, 이현호, 정형근 등 군소정당 후보도 가세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수성이냐 탈환이냐를 다투는 해운대구을 선거구에는 우리공화당 한근형(韓槿瀅. 28세) 최고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일전을 벼르고 있다. 한 후보는 지난 2018년 해운대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다. 국가혁명배당금당 이현호(李炫昊. 59세) 해운대구 위원장 그리고 같은 당 정형근(鄭亨根. 68세) 해운대구 부위원장도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해운대구을은 지리적으로 해운대구갑과 기장군 그리고 수영구, 연제구, 동래구, 금정구 등과 맞닿아 있다. 같은 해운대구에 속하면서도 해운대해수욕장 등 천혜의 자연경관과 마린시티의 마천루가 부(富)를 상징하는 해운대구갑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한 곳이다. 윤 의원 스스로도 "4.15 총선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부산에서 가장 소외된 해운대구을 지역의 균형발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주민들의 선택을 받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해운대구을은 지난 2018년 보궐선거 결과가 민심의 변화인지, 일과성이었는지를 판단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