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금융>은행

첫 출근부터 막힌 윤종원 기업은행장…'가시밭길' 예고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의 첫 출근이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노조는 윤 행장 임명이 철회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과거 낙하산 기업은행장을 강하게 반대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침묵하고 있어 반발은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논란 끝에 윤 행장이 신임 행장으로 임명됐지만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은 인근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앞서 윤 행장은 공식임기가 시작된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내부로 들어가려 했지만 노조원들의 저지로 들어가지 못했다. 기업은행 노조와 금융노조 조합원 200여명은 이날 아침 7시부터 본점 출입문에서 저지 투쟁을 벌였다.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관치금융을 꾀하기 위해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공공기관의 수장자리에 앉힌 것"이라며 "퇴직한 청와대 수석의 재취업 자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명이 철회될 때까지, 직원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정권에 부담 주지 말고 당장 돌아가 자진해서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 행장은 "(저를 두고)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부분을 걱정하는 지 듣고, (기업은행은) 1만4000명 가족들의 일터이기도 한 만큼 열심히 해서 잘 키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몇 차례 대화를 시도한 윤 행장은 반대 목소리에 결국 약 10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기업은행 지분율/기업은행



◆윤 행장 임명, 정부 vs 노조 '동상이몽'

정부 측은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인 만큼 내부 출신만 행장으로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업은행의 지분은 기획재정부가 53.24%로 가장 많고 국민연금공단 7.91%, 한국산업은행 1.82%, 한국수출입은행 1.47%로 뒤를 잇는다. 절차대로 했으니 낙하산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분들은 우리 정부의 국정 철학을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며 "윤 행장이 국가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기업은행의 핵심 역할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 3일 열린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청와대에 제청을 했고 윤 행장이 은행장에 적합하다는 것은 그분의 이력이나 경력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며 "외부에서 온 것은 사실이지만, 자격이나 전문성을 지켜보면 기업은행 직원들도 (윤 행장이) 훌륭한 분이란 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는 그 동안 내부출신 은행장이 정책금융에 소홀한 적이 없었는데도 갑자기 관료 출신으로 회기 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에 다르면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총 537조9000억원으로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비중은 22.8%(159조2000억원)이다. 기업은행은 2011년부터 전체대출 중 중소기업대출에 75%이상 유지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79%까지 끌어올렸다. 정부정책에 맞춰 다른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은 35~40%수준으로 2배 이상 확대한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내부출신으로도 기업은행은 정부정책에 맞춰 중소기업금융 지원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행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에 주로 몸 담고 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는 그가 굳이 기업은행장의 자리에 앉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역대 기업은행장



◆ 총선까지 반대투쟁 이어질 듯

이에 따라 노조의 신임 행장 반대 입장은 4·15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정부시절 낙하산 기업은행장을 반대하던 더불어민주당의 입장도 주목된다.

지난 2013년 12월 당시 기업은행장에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후보에 오르자 민주당 의원은 "능력을 인정받은 내부출신 인사를 내치고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를 낙하산으로 보내 얻을 게 없다"며 "관치는 독극물이고 발암물질"이라고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허 전 차관대신 내부출신인 권선주 행장을 임명했다. 여야가 바뀌면서 내로남불식으로 침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 노조관계자는 "낙하산 인사를 막겠다던 여당과 청와대가 말을 바꿨다"며 "임명이 철회되지 않으면 4월 열릴 21대 총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하고, 금융노조와 연대해 현 정부와의 정책연대 파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행장은 당분간 공식일정을 자제하며 노조와 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임시 사무소를 마련해 부행장들과 상견례를 하고 업무현황 보고를 받았지만, 취임식을 비롯한 향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노조와 계속 대화를 시도하면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