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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철강/중공업

기업결합심사, 수주, 임단협…현대중공업 숙제 끝낼까

현대중공업 계동 사옥



현대중공업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심사 외에도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 올해 선박 수주 목표 달성이라는 과제를 앞두고 있지만 해결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결합심사, 일본 찬성 여부 관건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두고 '기업결합심사'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업 간의 M&A(인수 및 합병)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각국 공정거래 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한 곳이라도 인수를 불허하면 매각은 무산된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는 매머드급 기업이 되기 때문이다.

관건은 일본의 심사다. 일본이 7월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우조선 인수에도 불똥이 튀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앞서 지난 6월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공적 자금 지원을 문제 삼으며 "한국 조선업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밝혔다. 최근 취임한 사이토 다모쓰 일본조선공업회장은 "압도적인 조선 그룹이 탄생하는 것은 매우 위협적"이라며 "각국 공정위가 (대우조선) 인수를 그냥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수주 절반 가까이 달성, 100% 완료 여부는 미지수

올해 선박 수주 목표를 달성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방위사업청과 총 6766억원 규모의 '광개토-III Batch-II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하는 이지스함은 대한민국 해군이 도입하는 차세대 이지스함 3척 중 첫 번째로, 울산 조선소에서 건조해 오는 2024년 11월 인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올해 총 77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리며 연간 수주 목표 159억달러의 48% 가량을 달성했다.

또한 그리스 캐피털해운과 추진 중인 1조8000억원 규모 LNG(액화천연가스) 추진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14척 건조 계약 협상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 수주까지 따낼 경우 현대중공업의 수주 실적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수주 목표치를 완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다.

◆임단협 난항, 연내타결 여부 불투명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2일 상견례 이후 5개월 만인 지난 1일 제 16차 교섭을 진행했다. 이번 교섭에선 법인분할 투쟁, 하청 노동자 요구안 등을 두고 노사가 신경전을 벌였지만 아무런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 탓에 현대중공업 노사의 임단협은 사실상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조는 오는 11월부터 노조 집행부 선거 체제에 돌입한다. 때문에 이달 내 사측의 교섭안 제시가 임단협 타결의 관건이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에 더해 하청 노동자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동일한 유급 휴가·휴일 시행·학자금 등을 요구한 상황이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사인 현대미포조선도 임단협 교섭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지난 11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을 한 것은 지난 1996년 이후 23년 만이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5월31일 상견례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총 23차례 만났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교섭에서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2만3867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250%+α, 연차별 임금 격차 조정, 총 고용 보장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경영환경이 나쁜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안을 들어주기 힘들다며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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