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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기자수첩]실패의 공식

언제부턴가 국내 바이오 시장엔 똑같은 '실패의 공식'이 생겨났다. 올해 마지막 희망으로 기대를 모았던 헬릭스미스 글로벌 임상 3상도 실패했다. 임상 과정에서 투약되는 위약과, 실제 의약품이 뒤섞인 것이 원인이 됐다. 실패의 조짐은 없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지난 7월, 헬릭스미스는 기업설명회를 갖고 신약, 엔젠시스의 임상 3상 결과를 자신한 바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도, 신라젠의 펙사벡도 실패의 이유는 모두 달랐지만 과정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다. 회사측이 제시한 중간 임상 결과는 모두 순탄했고, 혁신 신약의 제품화는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다. 투자금은 쉽게 모였고, 주가는 천정부지로 솟았다. 임상이 중단된 후 과정도 똑같다. 경영진은 왜 문제가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글로벌 임상에 '유리천정'이 존재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책임자를 찾아내 소송을 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다. 임상 실패가 밝혀지기 직전 공매도는 급증했고, 경영진과 임직원, 친인척들은 주식을 팔고 빠져나갔다. 주가가 연일 추락해 공매도 세력이 차익을 챙기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인 대표들은 모두 같은 말을 했다. "약효와 안전성은 아무 문제가 없다" 그리고 "임상의 실패를 비난만 하지 말고 이해해달라"고. 헬릭스미스 대표는 언론의 비난을 '마녀사냥'에 비유하기도 했다.

물론, 혁신 신약의 개발의 성공률은 10%에도 못미친다. 실패가 성공보다 10배나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근거없이 청사진만 제시하다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이런 실패라면 곤란하다. 신뢰가 무너졌는데 약효와 안전성이 다 무슨 소용이랴. 이 실패의 공식이 깨어지기 전까지, 한국 바이오가 잃어버린 신뢰는 되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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