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산업>재계

[추락하는 한국타이어] (上)실적 악화 가속화, 조현식·현범 3세 경영 흔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전 한국타이어)이 글로벌 톱티어와 빠르게 멀어지는 모습이다. 업황에 따른 실적 악화는 물론, 경쟁력 악화에 3세 경영 능력까지 의심받는 상황이다.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면서 지역민들에도 외면받고 있다. 메트로신문은 3편에 걸쳐 한국타이어 실적 하락과 경영 논란, 지역민들 여론과 경쟁력 확보 등을 살펴본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전 한국타이어)가 올해에도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이렇다 할 품질 경쟁력을 내세우지 못하면서 수주전에서도 밀려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일감몰아주기와 높은 브랜드 사용료, '셀프 연봉 인상' 등 부적절한 거래는 끊이지 않고 있다.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의혹이 더 커지는 이유다.

3세 경영 능력도 의심 받고 있다. 조양래 회장 대신 아들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부회장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현범 사장이 최근 몇년간 경영을 주도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승계 정당성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날개 없는 추락

23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상반기 영업익은 2463억원으로 전년비 33% 추락했다. 2017년 상반기(4369억원)과 비교하면 44%, 2016년 상반기(5614억원)보다는 56%나 급감했다.

회사 실적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다. 연결제무재표를 보면 2016년 1조1032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17년 7934억원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2018년에도 7027억원으로 더 떨어졌다. 올해에도 추가 하락이 유력하다.

영업이익률도 빠르게 곤두박칠치는 모습이다. 2016년만해도 10.8%에 달했지만, 2017년 4.99%, 2018년 4.88%로 추락했다. 순이익률도 2016년 12.83%에서 2017년 8.86%, 2018년 7.64%로 떨어졌다.

주식 시장에서도 한국타이어를 향한 실망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국타이어 주가는 2017년 7월 21일 6만7800원을 마지막으로 하락을 거듭해 지난 8월 16일에는 26800원으로 최고가의 30%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더 심각하다. 2013년 9월 17일 2만7000원이 최고가, 2015년까지 하락하다가 2016년 반등하는듯 보였지만, 또 다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16일 1만3750원까지 주저앉은 상태다.

한국타이어는 경기 침체와 수요부진, 판매 가격 하락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경쟁사들은 상반기 실적 상승에 성공해 한국타이어 변명을 무색케 했다. 금호타이어는 10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넥센타이어는 전년보다 영업익이 42.5%나 급증했다.

기술력이 더이상 경쟁사 대비 크게 높지 않은데다가 고가 정책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도 외면받았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넥센타이어 성장이 가파르다. 넥센타이어는 2017년 포르쉐 카이엔과 마칸에 OE(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면서 프리미엄 제품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달에는 포르쉐 타이어 개발 총괄 책임자 출신 마이클 하우프트를 넥센중앙연구소로 영입하며 기술력 확보에 가속을 붙였다. 체코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글로벌 입지도 크게 강화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와 친환경 타이어를 함께 개발해 코나EV와 쏘울 부스트 EV, 기아차 K7 하이브리드 등에 OE 타이어를 납품했다. 한국지엠도 스파크에서 가장 큰 16인치휠에 신겨줄 타이어를 넥센타이어로 낙점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가 기술력 제고에 온힘을 쏟은데다, 한국타이어 출신 핵심 인력들도 많이 영입하면서 일반 제품 품질면에서는 거의 비슷해졌다"며 "프리미엄급에서도 마찬가지, 친환경 제품 등 일부는 오히려 경쟁사 제품이 가격 대비 더 나은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너만 배불리나

인력 유출 현상은 경영 악화와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 평균 근속연수를 보면 2012년 인적분할된 후 꾸준히 1년씩 상승하다가 2017년 0.8년, 2018년 0.7년으로 증가폭이 감소했다. 평균급여액도 2016년 6800만원에서 2017년 7100만원으로 올랐다가 2018년 6900만원으로 후퇴했다.

그러면서도 조현범 사장은 지난해 전년(2017년, 12억7300만원)과 비슷한 12억5300만원을 챙겼다. 성과금을 7억600만원에서 2억900만원으로 줄인 대신, 연봉을 5억1300만원에서 10억39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올렸다.

브랜드 사용료도 문제다. 한국타이어는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매년 매출액의 2% 가량을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다른 사례와 비교하면 10배나 많다는 지적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조양래 회장(23.59%)과 조현식 부회장(23.59%), 조현범 사장(19.31%) 등 특수 관계인 지분이 73.92%에 달한다. 지난해 배당성향을 13.29%로 대폭 늘리기도 했다.

최근 계열사인 아트라스BX와 엠프론티어 사명을 각각 '한국아트라스BX', '한국네트웍스'로 바꾼 것도 브랜드 사용료를 노린 개편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일감몰아주기' 의심도 크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내부거래 비중은 43.5%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도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타이어는 계열사인 한국네트웍스(전 엠프론티어)와 거래 규모를 2배 가까이 늘리기도 했다.

조현식 부회장이 금산아노텐 지분을 확대하고 에이치투더블유티이 등 개인회사를 모으는 배경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대부분 폐타이어와 관련한 사업체로, 한국타이어와 내부거래를 염두에 둔 투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승계를 위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3세 경영 능력을 향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지 수년이 지났지만, 그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왕자의난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여전히 후계자가 특정되지 않은 데다 두 형제 지분도 균등한 상황이어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라는 얘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형제가 일찌감치 보이지 않는 경쟁을 시작했다는 소문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며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