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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재테크

[서민&대안금융] ①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

"3無로 연내 누적대출 10억원 목표"

최근 대부업 대출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이 지난 7월 발표한 '2018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금전 대부업자의 대출 잔액은 17조3487억원으로 지난해 6월에 비해 983억원 감소했다. 특히 저신용자의 대출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법정 최고금리(연 24%)가 인하되면서 대출승인이 그 만큼 까다로워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메트로신문은 불법사금융의 유혹을 피할 수 있는 대안금융을 살펴본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상임대표./홍민영 기자



살면서 한 번쯤은 급전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일수록 돈을 빌리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오히려 대출의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더불어사는사람들'의 무담보·무이자·무보증 '3무(無) 대출'은 이들의 곤란함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 2011년 설립 이후부터 현재까지 8억여원이 넘는 누적 대출액을 달성한 이창호(65) 더불어사는사람들 상임대표를 만나봤다.

◆ 2000여명에게 도움의 손길 '착한대출'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창호 대표는 어릴적부터 신용협동조합을 만드는 게 꿈이었다고 했다.

1976년 한국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서른이 되던 해 최연소 중앙신용협동조합 감사에 임명됐다. 감사인으로 활동하며 급전을 필요로 하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보고 결심했다.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금융을 실천하리라고 마음먹은 것.

더불어사는사람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자를 위한 무담보·무이자·무보증 소액대출을 시작했다. 최초로 대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30만원 수준이다. 누군가에게는 적은 금액일지 모르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는 한 끼 식사와 밀린 공과금을 해결할 수 있는 단비가 된다.

대출 신청은 간단하다. 별도의 개인정보 조회 없이 전화 상담 후 대출서류와 주민등록등본 등 기본적인 양식만 제출하면 대출이 완료된다. 대출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2085명에게 8억여원이 넘는 금액이 대출됐으며, 상환율은 86%에 달한다. 연내 누적대출액은 약 1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불어사는사람들의 소액대출을 신청한 이들 중 60%는 청년층이다. 부모의 이혼 등으로 결손 가정이 늘어나면서 '가난의 대물림'이 일어나는 탓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한부모 가정과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등을 고려하면 인구의 약 10% 정도가 빈곤가정"이라며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요즘 시대야말로 청년층을 위한 포용적인 대안 금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액이라도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대출이 있다면 빈곤층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사람 살리는 대출…중요한 건 '희망'의 나눔

이 대표의 금융 철학은 '희망의 나눔'에 있다.

실제 더불어사는사람들의 대출 후기에는 '사람을 살렸다'는 반응이 많다. 대출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이 부족한 통장잔고로 인해 한 끼 식사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이들이기 때문. 더불어사는사람들의 모토는 이처럼 삶의 한계에 다다른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나눠 '자신을 신경 써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

더불어사는사람들이 대출자에게 제공하는 가계부./더불어사는사람들



더불어사는사람들은 대출자에게 가계부를 작성하게끔 돕는다. 내용을 충실히 기록하고 실천하면 추가대출도 가능하다. 이 대표는 "가계부를 작성하면서 그동안의 잘못된 생활습관도 고치고, 삶을 돌아보며 절약하는 습관을 들이게 됐다고 답한 대출자들이 많다"고 했다.

더불어사는사람들에 대한 후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부터 CJ 등 대기업과 협회, 익명의 일반인들에게서 약 1억2000만원의 후원이 진행됐다.

향후 더불어사는사람들은 KCB·NICE 등 신용평가업체와 협력해 신용회복 연계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더불어사는사람들이 8년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후원자, 대출 참여자 그리고 서민금융연구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금융 빈곤층을 위한 착한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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