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와인이라고 하면 남미의 칠레 와인과 비슷하려니 한다.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안데스 산맥을 끼고 나란히 붙어 있지만 기후도, 테루아도, 잘 자라는 품종도 완전히 다르다.
아르헨티나 와인의 최대 산지인 멘도자는 1년 365일 가운데 해가 쨍한 날이 300일에 달한다. 태양이 빚어낸 만큼 와인 역시 밝은 햇살과 강렬함을 가득 담고 있다. 건조하기는 또 얼마나 건조한지 연평균 습도는 30도에 불과하다.
토마스 마르코네띠 카이켄 수출담당 매니저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카이켄 와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나라셀라
카이켄(KAIKEN)은 우리나라에서 국민와인으로 유명한 칠레 와이너리 몬테스(Montes)가 안데스 산맥을 넘어 아르헨티나 멘도자 지역에서 만든 와이너리다.
지난 20일 한국을 찾은 토마스 마르코네띠 카이켄 수출담당 매니저(사진)는 "새로운 와인 생산지를 찾던 몬테스가 멘도자라는 개성있는 테루아를 발견해 도전을 시작한 곳이 카이켄"이라며 "칠레 최고의 와인 양조 기술과 아르헨티나 테루아의 개성이 결합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아르헨티나 와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첫번째는 말벡 품종이다. 이번엔 '카이켄 울트라 말벡'의 2004빈티지를 비롯해 2007과 2015를 같이 맛볼 수 있었다.
양조과정에서 차이가 있다면 2004, 2007빈티지는 100% 오크숙성인 반면 2015빈티지는 90%만 오크숙성을 거친다. 최근 빈티지는 50%만 오크숙성을 한다. 구조감을 좀 더 중시하는 와인 구세대와 신선함을 선호하는 와인 신세대의 차이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기도 하다.
'카이켄 울트라 말벡 2004'는 울트라가 생산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 빈티지로 와이너리에도 몇 병 남아있지 않은 올드 빈티지다. 과실미와 탄닌 모두 부드럽게 느껴지는 가운데 감초향 등이 가장 두드러졌다.
'카이켄 울트라 말벡 2007'는 숙성 잠재력이 10년은 거뜬하다는 듯 좀 더 단단한 과실미와 탄닌을 보여준다. '카이켄 울트라 말벡 2015'는 가장 어린 빈티지답게 짙은 제비꽃 색과 꽉찬 과실미를 보여줬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부드러운 맛이 길게 남겨진다.
카이켄의 울트라 시리즈는 몬테스에서 알파와 같은 프리미엄급이다. 품질은 비슷한데 가격은 울트라 시리즈가 더 저렴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성비 최고의 와인이란 얘기다.
(왼쪽부터)카이켄 테루아 시리즈 토론테스, 카이켄 울트라 말벡 2004·2007·2015, 카이켄 마이 /나라셀라
'카이켄 마이(Mai)'는 카이켄의 아이콘 와인이다. 땅의 개성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포도 품종을 실제 재배하고 실험하는 데에 10년 가까운 시간을 투자한 끝에서야 생산이 됐다. 마이는 '첫번째(first)'를 뜻하는 원주민의 방언이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이름에 그대로 담아냈다.
'카이켄 마이'는 같은 말벡으로 만들었지만 '카이켄 울트라 말벡'과는 느낌이 다르다. 다른 테루아를 각각 개성있게 드러낸다. 이와 함께 수령이 100년 이상된 고목에서 포도를 수확해 단위당 생산량은 작지만 응집력과 집중력이 매우 뛰어나다. 깜깜한 자줏빛에 과실 향이 짙지만 매끈하면서 고상하다.
화이트 와인 '카이켄 테루아 시리즈 토론테스'는 무려 해발고도 2000m 이상인 포도밭에서 만들어진다. 토론테스는 아르헨티나 토착 품종이다. 달달한 맛을 내는 모스카토 품종과 유전적으로는 연관성이 있지만 자생적으로 생겨난 토론테스는 달지 않다. 풍부한 꽃향기에 산미는 깔끔하다. 식전주로는 당연하고, 카레나 한식과 같이 매콤한 풍미의 음식과도 먹기 좋다.
, 자료도움=나라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