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공격적인 신차 투입으로 'V자 반등'의 신호탄을 쏜 기아자동차가 2분기 연속 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에서 텔루라이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와 원화 약세로 인한 환율 효과가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기아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9년 상반기 콘퍼런스콜'을 열고 올 2분기 영업이익(이하 연결재무제표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3% 증가한 533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권가의 예상치 4593억원(에프엔가이드 기준)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5054억원으로 52.3% 늘었다.

이는 SUV 위주의 고수익 판매 차종 투입과 우호적 환율의 영향,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축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3.7%로 전년 대비 1.2%p 올랐다.

2분기 매출액은 같은 기간 글로벌 판매 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3.2% 증가한 14조5066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매출액 증가는 최근 미국 시장에 투입한 텔루라이드와 쏘울 등 수익성이 높은 신규 SUV 모델의 판매 호조, 달러/원 환율 상승 영향으로 해석된다.

2분기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도매 판매)는 70만2733대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국내에서 10.9% 감소한 12만7405대, 해외에서 3.6% 감소한 57만5328대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에도 신규 SUV 모델 및 볼륨 신차 판매 확대, 인도를 포함한 신흥시장 공략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국내 시장에서는 준대형 세단 K7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소형 SUV 셀토스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르면 3분기에는 대형 SUV 모하비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SUV 라인업을 완성해 나갈 예정이며, K5 풀체인지 모델 출시로 승용 시장의 경쟁력도 높일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 미국 내 인기 모델인 쏘울 등 수익성이 높은 SUV 모델 판매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인기 모델인 텔루라이드의 생산목표를 기존 6만대 수준에서 8만대 이상으로 높이는 등 생산성을 끌어올려 판매 확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CUV인 씨드 출시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니로 EV, 쏘울 EV 등 경쟁력을 입증 받은 친환경 모델의 판매 확대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 선도 이미지를 지속 확보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어려운 가운데에도 상대적으로 판매호조를 보였던 현지 전략형 준중형 SUV 즈파오, 소형 SUV 이파오, 신형 K3의 판매에 힘을 기울이고 셀토스를 추가로 투입해 판매 회복에 속도를 높인다.

또 기아차는 빠르면 7월 말부터 인도 공장 가동으로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시장 2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안정적인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 멕시코 등 신흥 시장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속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미래를 위한 효율적인 투자를 포함해 향후 당사의 전반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함으로써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올 상반기 매출 26조95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71.3% 증가한 1조1277억원, 당기순이익도 51.1% 늘어난 1조1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1.7%p 증가한 4.2%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