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35>땅에 대한 오마주…호나타

안상미 기자



미국 산타바바라 카운티의 발라드 캐년에 위치한 호나타 빈야드 /나라셀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발라드 캐년 지역에 포도밭을 사들이고는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전문가들을 모셔왔다. 이 땅에 어떤 포도품종을 심어야 좋을지 의견을 묻기 위해서다. 이웃한 포도산지는 대부분 석회 토양인 반면 이곳은 모래 토양에 척박했다. 한참을 둘러본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아스파라거스나 심으라고. 좋은 와인이 나오긴 힘들다는 결론이었다.

토양과학을 전공한 천재 와인메이커 맷 디즈(Matt Dees)의 의견은 달랐다. 솜씨좋은 농부는 모래토양을 보면 웃는다는 말이 있다. 맷 디즈가 그랬다. 다루기 까다롭지만 잠재력은 무한한 게 모래토양이다. 더운 낮과 추운 밤, 척박한 모래토양에서 맷 디즈는 2004년 첫 빈티지부터 주요 와인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는 와인을 만들어냈다.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산타 바바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스타가 탄생했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와이너리 이름 호나타 역시 와인이 만들어지는 땅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했다. 호나타는 산타 이녜즈 원주민의 고어로 당시 이 지역에 심어져있던 키가 큰 오크 나무를 뜻한다.

맷 디즈(Matt Dees) 호나타 와인메이커 /나라셀라



호나타 포도밭은 고작 80에이커에 불과하다. 생산량 역시 극히 적다. 200케이스에 불과한 와인도 있다.

'호나타 플로르'는 연간 생산량이 225케이스 안팎이다. 주 품종 소비뇽 블랑에 세미용을 보르도 스타일로 섞었다. 소비뇽 블랑은 한 번에 수확하지 않는다. 한 번 포도를 따고 나면 3일 뒤에 다시 수확에 나선다. 같은 소비뇽 블랑이지만 풋사과부터 잘 익은 망고 맛까지 풍성하게 낼 수 있는 이유다.

탄탄한 힘이 느껴지며, 부서진 돌 등 미네랄 느낌도 분명하다. 라임을 비롯해 파인애플, 구아바의 풍미들이 풍성하면서도 신선한 한 아름의 꽃다발처럼 다가온다. 산타바바라에서 가장 서늘한 지역답게 산미는 감전될 듯 짜릿하다. 실제 산도가 높아 오픈하고 1~2주까지도 마시기 좋다.

(왼쪽부터)호나타 플로르, 호나타 페닉스, 호나타 토도스 /나라셀라



'호나타 페닉스'는 멀롯을 주 품종으로 한 보르도 블렌딩 와인이다. 멀롯이 제 맛을 낼 수 있는 해에만 만들어진다. 시음했던 2015년 빈티지는 맷 디즈 말을 인용하면 대자연이 모든 것을 가져간 해다. 단위당 포도 수확량이 그 어느 때보다 적었다. 모래 토양이라 원래 응축미가 강한데 2015년 빈티지는 특히 두드러졌다. 다크 초콜릿, 민트, 블랙베리와 말린 버섯의 향이 강렬하지만 멀롯 품종 특유의 벨벳처럼 부드러운 질감이 입안에서 펼쳐진다.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비롯해 소고기나 돼지고기 중 지방이 많은 부위와 잘 어울린다. 호나타 페닉스 역시 연간 생산량이 500 케이스에 불과하다.

'호나타 토도스'는 호나타가 가지고 있는 포도밭에서 생산되는 다채로운 포도들을 섞어 만들어진다. 토도스(Todos)는 모두(Everyone)를 뜻한다. 시라를 비롯해 카버네 프랑, 쁘띠 베르도, 산지오베제, 쁘띠 시라, 카버네 소비뇽, 비오니에 등 7개의 품종이 섞여 마시기 편한 와인을 만들어냈다. 검은 과실과 꽃향기가 스모키하고 달콤한 향신료 풍미와 잘 어우러져 있다. 레드와인 평균보다 낮은 온도로 마시면 더 맛있다.

, 자료도움=나라셀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