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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여행/레져

[르포·크루즈를 타다](하)"5박6일 참 짧네요"…크루즈의 사람들

[르포·크루즈를 타다](하)"5박6일 참 짧네요"…크루즈의 사람들

선상 콘서트 현장./메트로 김민서



연예인·권투 경기…기획력 만족도↑

크루즈는 배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된다. 이동이 여행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이는 자유 여행에선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재미다. 교통, 숙박, 경로 등 굵직한 것들마저 일일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신경써야 할 것은 딱 한 가지뿐이다. 바로 '즐기는 것'.

5박 6일의 마지막 밤, 선내 곳곳을 돌며 만난 이들에게 롯데제이티비 전세선 '코스타 네오로맨티카호'의 특별함은 무엇이었는지 들어봤다.

차수빈의 공연을 위해 팬클럽 회원들이 응원에 나섰다. 차수빈 공연 현장(위)과 퀸즈여성 아마추어골프협회 회장 겸 차수빈 서울지부 팬클럽 회장 제시카 서 씨 등 승객./메트로 김민서



◆여기는 7080, 선상의 콘서트

기자가 만난 승객 중 절반 이상이 '가장 좋았다'고 꼽은 프로그램은 바로 선상 콘서트다. 건아들의 곽종목, 김범용, 배우 이정용, 각설이 왕발이 등 중장년층 승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할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했다.

예상치 못한 장면도 연출됐다. 신인 가수 차수빈의 팬클럽 회원들이 현수막을 들고 풍선을 흔들며 응원에 나선 것.

콘서트장에서 만난 제시카 서 씨는 "차수빈의 서울지부 팬클럽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과 부산에서 팬클럽 회원들이 함께 왔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고 소개한 그는 이번 크루즈 상품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로 '기획력'을 꼽았다. 서 씨는 "테마를 가진 크루즈 여행은 많지만, 이렇게 연예인을 데리고 오거나 선상에서 권투 시합을 보여주는 것은 보기 힘들다"면서 "이런 특별한 프로그램 기획력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영자 무용단이 선상 공연을 펼쳤다. (위부터 차례대로) 공연 현장, 김영자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공연 단원들./메트로 김민서



◆"돈 주고 봐도 아깝지 않네"

매일 밤 9시~10시경에 열리던 9층 카페 앞 클래식 공연을 '최고'로 꼽은 이들도 있었다. 마지막 밤, 카페 앞에서 만난 한 남성 승객은 "돈 주고 보는 공연만큼 볼만 하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또 다른 승객은 "부채춤이 참 멋있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층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선 신명나는 콘서트가, 한쪽에선 클래식 공연이 펼쳐진 것이다.

부채춤의 주인공은 바로 김영자 무용단.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에서 한국무용을 가르치고 있는 김영자 교수를 포함한 8명이 특별한 공연을 펼쳤다. 김영자 교수는 "크루즈에서의 공연은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며 "다음에 또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날 정찬 레스토랑 현장./메트로 김민서



◆또 다시 크루즈

김영자 교수는 "크루즈에서의 공연도, 크루즈 여행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5박 6일이 참 짧다. 크루즈는 돈 내고 와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막상 와보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며 "저 역시 나이가 좀 더 들면 크루즈 여행을 또 한 번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크루즈에서 만난 또 다른 승객들 역시 열에 여덟은 "크루즈를 다시 타고 싶다"고 대답했다. 한 여성 승객은 "정찬도 좋았고, 뷔페도 만족스러웠다"며 "일어나서 여행하고 차려준 밥 먹고 기다리면 공연까지 해주니 아들 내외 덕 좀 봤다"며 웃음을 보였다.

마지막 정찬 레스토랑에서 승무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던 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꼽은 이도 있었다. 그는 "머리 위로 흰 천을 흔드는데 묘한 감정이 들었다. 대미를 장식하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올랐다"며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즈는 '휴먼터치'다"라던 박재영 롯데제이티비 대표이사의 말이 틀리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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