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벤처투자가 내달 15일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벤처캐피탈(VC)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받으면서 상장 기대감이 다소 꺾였지만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전폭적인 지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7, 28일 양일 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가 밴드는 3700원~4500원이다. 내달 7, 8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고 15일 상장할 계획이다.
당초 지난해 말 상장을 마무리 지으려했던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올해 3월로 상장을 미뤘다. 먼저 상장한 국내 VC들이 공모가를 하회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VC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하면서 올 5월까지는 상장을 마무리지어야 했다. 지난 2015년에도 한 차례 상장을 미뤘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무조건 상장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회사 내 의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공모가는 '바겐세일' 수준으로 낮아졌다. 2018년 실적 가결산 수치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6~7.2배다. 린드먼아시아(36배), SV인베스트먼트(32.2배) 등 다른 VC들의 상장 당시 PER과 비교하면 5분의 1토막 수준이다.
공모 규모도 대폭 줄어들었다. 공모 희망가 기준 시가총액은 1144억~1391억원이고, 전체 공모 예정금액은 166억5000만~202억5000만원이다. 지난해 목표금액 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상장 후 하락하는 것보다 상승하는 게 주주들에게 좋다"고 판단, IPO를 강행했다. 최근 바이오 기업 셀리드 투자에 참여해 총 32억원의 현금을 거둬들이면서 회사 분위기도 고무됐다. 아직 보유하고 있는 셀리드에 대한 지분가치는 약 90억원(26일 종가 4만5000원 기준)에 달한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미래에셋그룹이 이른바 '밀어주는 계열사'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대우(77.53%)다. 하지만 이번 IPO는 전액 신주 매출로 이뤄지며 대주주의 엑싯(EXIT) 우려도 없다.
게다가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이 '모험자본 육성'을 강조하면서 벤처투자, 캐피탈, 증권사 등 계열사간 시너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실제 모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펀드 대부분에 출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투자은행(IB) 본부, 리서치센터와도 연계해 투자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는 2002년부터 15년 동안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일하며 박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 대표의 재심기간인 2008년 이후 10년 연속 흑자 경영이 지속되고 있고, 자기자본은 2008년 대비 2017년 결산 기준 345% 증가한 926억원으로 성장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미래에셋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면서 "최근 VC 업계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상장 자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확고한 업계 위치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