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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조현준의 지주사 효성, '이익의 질'이 좋아졌다

효성 지배구조 자료=대신증권



"기업가의 '업(業)'은 사회와 국민을 위해 행해져야 한다. 이를 실현하는 기업 경쟁력의 본질은 '기술'에서 나온다."

은백색 나일론 실을 생산하는 효성. 이 회사는 반세기 만에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다수 보유하며 섬유·소재 부문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밑바탕에는 창업 1세대인 조홍제 회장의 도전 DNA와 아들인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기술 경영철학', 조현준 효성 회장의 'VOC(Voice of Customer)를 통한 고객중심경영', 그리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 주효했다.

자본시장에서도 조 회장이 항해의 키를 쥔 후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가파르게 성장하는 지주사 효성과 계열사를 주목하고 있다.

◆ 지주사 효성, 얼굴만 바뀐게 아니다



지난해 6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태어난 효성. 조현준 회장이 키를 잡은 후 이익의 질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연결기준)은 매출 8576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2%, 1039.1%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119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올해 영업이익도 컨센서스를 40% 웃도는 성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오진원 연구원은 "지난해 인적분할에 따른 1회성 연결조정 350억원을 차감하더라도 올해 영업익은 36% 증가한 195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지주회사 체제 전환 첫해 효성 별도 영업익은 227억원 손실을 기록했으나 브랜드·임대료·컨설팅 등 지주 수익 증가와 분할 관련 비용 감소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했다.

덩달아 투자자들도 신바람이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주당 배당금을 4000~5000원으로 가정할 때 배당수익률은 6.7~8.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진원 연구원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최대배당가능이익)은 8100억원대로, 배당총액 813억원(주당 배당금 4000원 기준) 대비 충분한 수준"이라며 "향후 연결 계열사 배당수입과 임대료, 브랜드로얄티, 유동화 예상 자산 등에서 발생할 현금흐름(Cash flow)을 고려할 때 약 5000원의 주당 배당금을 수 년 간 지급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에스는 미국 및 러시아 은행권의 고부가 제품 판매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고, 공덕경우개발은 연간 약 5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수익도 첨단을 달린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각각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지주사 전환 이후 효성의 모태(동양나이론)인 섬유 사업을 승계한 사업 자회사다. 고부가가치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인 '크레오라'는 지난해에도 글로벌 1위 자리를 확고히 하며 실적을 이끌고 있다. 스판덱스 외에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T/C·타이어보강재, 매출 비중 8%)와 NF3(산업용 가스, 1%)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효성티앤씨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5% 증가한 29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한상원 연구원은 "스판덱스 시장(연평균 수요 증가 9% 내외)에서 1위의 자리를 더 확고히 할 것"이라며 "2020년 글로벌 점유율 40% 가정때 매년 15%(연평균+4~5만톤)의 증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KB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스판덱스 중국 신증설이 일부 취소되면서 2019년 상반기 수급밸런스는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7.1%나 줄어든 효성첨단소재도 지속 성장이 예고된다. 장사를 못해서가 아니라 중국 청도법인 구조조정과 스틸코드 사업의 재고처리 비용 등 15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데 따른 부진이었다.

KB증권은 효성첨단소재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조1000억원, 1822억원 (OPM 5.9%)으로 2018년 대비 각각 3.8%, 20.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영찬 연구원은 "원료가격 하락을 바탕으로 타이어보강재·산업용사·인테리어 및 기타 실적 모두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키움증권 이동욱 연구원은 "지속적인 세계 타이어코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베트남 중부 광남성에 약 1억5200만 달러를 투자해 폴리에스터·나일론 타이어코드 플랜트를 신규 건설할 계획"이라며 "이 플랜트는 오는 2020년 2분기에 상업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와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증익 사이클 집입한 '볼매'

효성의 수출 먹거리로 중공업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효성의 중공업사업 부문은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유럽 등 다양한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해 왔다.

IBK투자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2019년 효성중공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9000억원(전년대비 10%),영업이익 1560억원(47%), 영업이익률 4.0%(1.0%포인트)로 개선된 실적이 기대된다"면서 "중공업부문은 미국향 반덤핑 비관세 품목 판매확대,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의 본격적인 해외진출, 인도공장 정상화, 기존 시장(차단기, 초고압 변압기)을 활용한 신시장 개척으로 수주 증가 및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링턴 플레이스'로 대표되는 건축 사업도 분양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철저한 입지 분석을 통해서 분양성이 우수한 지역의 아파트와 상업시설에 집중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 올해 상반기에는 사업성이 우수한 서울 사업장인 청량리역(아파트 220세대), 홍제역(1116세대), 태릉(1308세대) 등에서 분양이 예정돼 있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진흥기업도 연결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이윤상 연구원은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보급사업에 참여해 국내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의 절반 가량을 공급해 왔다"면서 "ESS(에너지저장시스템)도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학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폴리프로필렌(PP),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삼불화질소(NF3) 등 3대 주요사업 부문이 향후 2~3년 간 증익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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