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계행성 물질서 생명 활동 추적에 이용 가능"
서울대는 지구환경과학부 심민섭 교수가 주관하고 동경공업대학 숀 맥글린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황산염을 이용한 무산소 호흡의 필수 효소가 남기는 화학적인 기록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광합성이나 화학합성 생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물은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호흡을 통해 확보한다. 인류를 비롯한 동물은 호흡을 통해 유기물을 산화시키고 산소 환원시키는 반면, 미생물은 산소 대신 황산염이나, 질산염, 산화철 등의 물질을 환원시키는 무산소 호흡도 가능하다.
미생물 활동이 남기는 화학적인 화석 중 하나는 같은 성질을 지니지만 질량에 미세한 차이가 있는 동위원소 사이의 비율 변화이며, 황산염환원을 통한 무산소 호흡 또한 황 동위원소 조성을 변화시킨다.
지구 형성 이후 무산소 환경이 지속되었던 20억년 동안 미생물은 생명과 지구의 진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삼엽충이나 공룡과 같이 물리적인 화석기록을 남기기 어려워 이들의 활동은 주로 화학적인 기록을 통해 연구된다.
심 교수 연구팀은 황산염환원에 참여하는 개별 효소들의 역할에 주목해 첫번째 환원효소의 반응속도가 가벼운 동위원소의 경우 무거운 동위원소와 비교해 2% 빠른 것을 확인했고, 이를 기준으로미생물의 활동이 동위원소 비율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새롭게 제안했다.
현재 생물에 의해 일어나는 황 동위원소 조성 변화는 대부분 이번 연구결과보다 큰 경향을 보이지만, 25억년 보다 오래된 퇴적암의 황 동위원소 조성은 이보다 작은 값을 지시한다. 이는 당시 해양환경에서 황산염환원 미생물이 유기물을 호흡에 현재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또 대기 중 산소 농도가 현재의 0.001% 미만에 불과했던 25억년 이전의 지구에서는 산소를 이용해 호흡하는 생명체들의 활동이 어려웠고, 그 결과 황산염환원 미생물들이 현재보다는 유리한 생태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심 교수는 "동위원소를 기반으로 한 미생물 활동의 이해는 과거의 생명 활동뿐만 아니라, 암석권 깊은 곳에서 황을 기반으로 한 미생물의 활동을 확인하고 나아가 외계행성 물질에서 생명 활동을 추적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 1월 10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