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급 잔수함 홍범도함 기관실에서 아버지 보수관 정상봉 준위(왼쪽)가 아들 추기사 정한민 하사(오른쪽)에게 20여 년간의 잠수함 생활로 쌓여진 업무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해군
같은 잠수함에 근무하는 부자(父子) 승조원이 최초로 탄생했다. 그동안 잠수함사령부에 같이 근무한 경우는 있었다.
해군은 6일 214급 잠수함 홍범도함(SS-Ⅱ·1800톤)에 부자 승조원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아버지 정상봉 준위(49)가 근무하는 홍범도함에 아들 정한민 하사(24)가 배치된 것이다.
지난해 2월 해군 부사관 254기로 임관한 아들 정 하사는 1년 간의 수상함 복무를 거쳐 잠수함 승조원에 지원했다. 그는 지난 4일 6개월여의 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아버지가 근무 중인 홍범도함의 추진기관사(추기사)로 보직됐다.
잠수함에서 마지막 근무를 한 달여 정도 남겨둔 아버지 정 준위와 정 하사가 같이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은 짧지만, 의미가 크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잠수함의 기관을 담당하는 분대장과 분대원으로 근무하게 됐기 때문이다.
정 준위는 잠수함 역사의 산증인으로,1996년 잠수함 기본과정을 수료한 이후 20여 년 동안 잠수함부대에서 근무했다. 그는 손원일함에 근무하던 시절 잠수함 인수요원으로 214급 잠수함 운용의 초석을 닦았다. 당시 아버지를 따라 독일 잠수함 제작사가 있는 킬(Kiel) 인근에서 자란 정 하사도 잠수함 승조원의 꿈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정 준위는 짧지만, 아들과 함께 근무하는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알려 줄 예정이다.
그는 "잠수함은 한 사람의 실수로도 모든 승조원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며 "아들이 아직은 내가 보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해 기본에 충실하고 행동에 앞서 한 번 더 생각하는 신중한 승조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 준위의 둘째 아들 정수민 중사(진급예정자·23세)도 수상함 음향탐지사로 해군에서 복무 중이다. 정 중사(진)도 아버지와 형의 뒤를 이어 잠수함 승조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