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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청와대

文 정부, 경제단체서 첫 신년회…새해엔 '경제 올인' 포석?

문 대통령 "중소기업, 소상공인 잘 되길 바라는 마음 담았다" 의미 부여



'중소기업 천국을 만들겠습니다! 2017.4.10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

'활력 중소기업! 함께 잘사는 나라. 2019.1.2 대통령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4월 대선 후보 시절 이후 1년 9개월여 만에 2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방명록에 적은 글이다.

정부가 매년 초마다 주관하는 신년회를 경제단체에서 연 것은 역대 처음이다. 게다가 5대 경제단체의 대표격인 대한상공회의소나 대기업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아닌 중소기업 단체에서 정부의 신년회가 개최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전경련은 4대 그룹 총수, 주요 경제단체 등이 포함된 이날 신년회에 아예 초청장조차 받지 못했다. 대한상의는 매년 자체적으로 여는 경제인 신년인사회를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별도로 예정하고 있다.

중소기업계에선 이날 정부가 중기중앙회에서 신년회를 연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4월10일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방명록에 '중소기업 천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중기중앙회



대선 후보 시절 같은 장소를 찾아 '중소기업 천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정부가 본격 출범한 후 공약했던 '중소기업청의 중소벤처기업부 승격' 약속은 지켰지만 업계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실망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현 정부의 두 번째 신년회가 중기중앙회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중기중앙회에서 (정부 신년회를)한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뭔가 달라져보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신년회에 앞서 중기중앙회 5층에 마련된 회장실에서 박성택 중기중앙회장과 약 5분간 환담도 했다. 이 자리엔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그리고 청와대에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등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년회가 경제단체에서 처음 열린 만큼 경제계 테이블에는 김수현 실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박성택 회장은 문 대통령 내외 등이 있는 헤드테이블 멤버에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중소·벤처·소상공인업계에선 박순황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남학현 아이센스 사장, 김준홍 미래컴퍼니 대표, 김정하 티라유텍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범진규 드림시큐리티 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회 인사말을 전하면서 "새해 인사를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중기중앙회에서 국민들께 인사드린다"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특히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며 장소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이날 신년회에 경제인을 특히 많이 모셨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일상화된 저성장과 선진경제 추격 모델의 한계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수출과 내수의 균형 성장, 우리 경제의 구조적 한계 극복을 위한 새로운 산업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선진국을 따라가는 경제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선도하는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를 키우는 경제가 아니라 경제성장의 혜택을 온 국민이 함께 누리는 경제라야 발전도 지속가능하고 오늘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면서 "경제정책의 기조와 큰 틀을 바꾸는 일은 가보지 못한 길이어서 불안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부도 미처 예상하지 못하고, 살펴보지 못한 부분도 있고, 왜 또 내일을 기다려야 하느냐는 뼈아픈 목소리도 들린다"면서 보다 많이 현장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점도 분명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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