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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양심적 병역거부 논란] (下) 강한 군대 조건은 '강한 믿음'…인권개선 속도내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논란에 앞서, 정부가 현역병에 대한 인권 보호 노력으로 '믿을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유토이미지



#1. 윤승주 일병은 2014년 3월부터 선임 4명의 지속적인 학대와 폭행에 시달리다 그해 4월 7일 숨을 거뒀다. 전날도 계속된 폭력에 오줌 흘린 채 정신을 잃은 윤 일병은 '꾀병 부리지 말라'는 말과 함께 가슴을 걷어차였다. 주범 이모 병장은 2016년 대법원에서 징역 40년을 확정받았다. 국가보훈처는 당초 윤 일병을 보훈보상대상자(재해사망 군경)로 의결했다가, 지난 1월 국가유공자로 인정했다.

#2. 지난해 7월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박찬주 전 육군 제2작전사령부 대장 부부의 공관병이 노예생활을 해왔다고 밝혔다. 박 전 대장 부부의 공관병과 조리병, 보좌관 등은 120평에 이르는 공관에서 조리와 빨래, 다림질, 텃밭 가꾸기, 옷 관리, 화장실 청소 등 부당한 잡무를 맡았다는 제보였다. 박 전 대장의 부인은 공관병에게 폭언은 물론 썩은 과일을 집어던지고, 일을 못한다며 베란다에 40분간 가뒀으며, 남편의 육군참모차장 재임 시절 공관병들에게 전자발찌를 채워 수시로 호출하는 등 노예로 부렸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이에 수사에 나섰던 군 검찰이 사건을 민간검찰로 이첩해, 현재 수원지검이 전면 재수사중이다.

현역병의 억울한 죽음 방지와 급여 현실화, 억압적이지 않은 병영환경 등이 '믿고 갈 수 있는 군대'의 조건으로 거론된다.

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2017년 13만334건의 인권침해 상담 중 4158건이 군 관련 내용이었다. 2013년 337건에서 이듬해 502건으로 늘어난 상담은 2015년 350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403건으로 다시 늘었다.

유형별로는 같은 기간 '생명권 침해'가 240건이었다. '폭행, 가혹행위/ 과도한 장구사용'은 748건에 달했다. '폭언, 욕설 등 인격권 침해' 역시 614건으로 적지 않았다. 다만 생명권 침해는 2013년 21건에서 지난해 8건으로 줄었다. 폭행의 경우 36건에서 25건으로 줄었지만 폭언은 55건에서 99건으로 껑충 뛰었다.

이 때문에 군 인권에 대한 구조적 접근과 신속한 사건 처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인권위는 지난 7월 개정된 '국가인권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라 침해조사국에 군인권조사과를 신설했다. 군인권조사과장은 군 인권 관련 법령·제도·정책·관행의 조사·연구, 개선권고 또는 의견 표명을 할 수 있다. 군 교도소 방문조사도 할 수 있다.

◆국방부 '투명성 강화' 약속

국방부도 지난 8월 '국방개혁 2.0'을 발표하고 인권보호를 위한 군 사법 개혁을 약속했다. 재판 없는 처벌인 영창제도를 폐지하고, 항소심 군사법원도 없애 서울고법에 사건을 이관한다. 최종 재판 결과를 감경할 수 있는 관할관의 '확인조치권'도 없애기로 했다. 인권보호관 신설과 군 범죄 피해자를 위한 국선변호사 제도 도입도 약속했다. 각 부대 검찰부를 각 군 참모총장 소속의 검찰단으로 통합해, 수사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병사들 사이에 만연한 군병원 불신도 과제다. 2016년 8월 청평 국군병원 소속 A 군의관은 목디스크 환자인 김모 병장에게 수술용 조영제 대신 소독용 에탄올을 투여해 왼팔 신경을 마비시켰다.

이를 두고 대학병원 수련의를 거쳐 투입된 단기 군의관, 이를 보조하는 의무병이 응급상황 대처는 물론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방부는 향후 민간과의 의료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방지역은 사단급 이하 부대의 노후된 의무시설 개선과 군의관·응급구조사 보강, 의무후송 전용헬기 8대 배치 등을 약속했다.

터무니없이 낮은 병사 봉급 문제는 차츰 해결되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올해부터 병장 월급을 기존 21만6000원에서 40만5700원으로 인상했다. 2022년까지 67만6000원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삽질'로 통하는 제초작업과 병사생활 공간 이외 구역 청소를 민간에 맡기고, 일과 후 외출과 휴대폰 허용도 추진한다. 2019년 전방 GOP 지역과 해·공군 전투부대, 2021년 전군 후방과 지원부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믿고 가는 군대 조건은 '인권개선'

하지만 최근 국군 기무사령부의 세월호 유족 사찰과 5·18 당시 계엄군의 성폭력 등 과오가 부각돼, 당분간 군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장 현역병이 직업군인에게 느끼는 박탈감부터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군필자인 임기혁(26)씨는 "선택지 없이 끌려가 24시간 복무체제 속에 사는데도 편의점보다 월급이 적다"며 "부사관과 장교들에게 병사처럼 추가 근무하면서 초과수당 받지 말라고 하면 사직서 낸다고 난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직업군인 상당수가 카카오 게임 상위권에 올라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병사들의 불만이 가득한데 전투력이 유지되겠느냐.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믿고 갈 수 있는 군대의 조건은 합리적인 처우를 통한 인권 개선으로 귀결된다. 부대 내 사건 발생 시 규정에 따라 처리하고, 병사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인권센터 방혜림 상담지원 간사는 "(군대 내) 사건 발생 시 즉각 신고해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이미 마련돼 있지만, 그대로 하지 않아 문제"라며 "군인복무기본법과 부대관리 훈령에 따라, 병영 악습이 일어났을 때 즉각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폐쇄적인 환경에 놓인 병사들에게 일정부분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방 간사는 "일부 시범 운용중인 스마트폰 사용으로 해당 부대장들이 좋아하고 있다"며 "병영 악습도 없어졌고 병영 부조리도 많이 줄고 병사 반응도 좋다"고 밝혔다. 병사들이 중대장이나 대대장에게 신고할 수 있는 길도 다양해져 부대 관리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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