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북평화 시대, 외국인관광 확대 적기다
27년만에 극적으로 성사된 남북한 정상회담은 한반도에 큰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전쟁의 공포로 휩싸였던 한반도는 이제 남, 북 정상이 두 손을 마주 잡고 분단경계선을 넘나드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선사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는 핑크빛 메시지를 전하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임기 초기 북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이런 화끈한 말이 나올 것이라고 감히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글로벌 미디어들도 이 놀랍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놓칠세라 앞다투어 남북한의 화해 무드와 경제 협력 기사를 톱 뉴스로 실어나르고 있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케 하고 있다.
이런 극적인 관계 변화는 국내 각 산업 분야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 시장은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수혜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인바운드 관광 업계는 싸늘한 남북 관계로 좀처럼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2018년 현재, 우리는 분단 65년만에 불어온 평화의 훈풍을 타고 새로운 기회 속에 놓여 있다.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는 지금, 외국인 관광 시장은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최적기가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국내 관광 산업이 한류, K-패션, K-POP 등 문화 콘텐츠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끌여들였다면, 이제는 여기에 '평화'라는 키워드를 더해 새로운 관광 콘텐츠 만들어 낼 찬스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회도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잡히지 않는 법이다. 우리도 어렵사리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이라도 국내 관광 산업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치고 외국인들이 오고 싶게 만드는 국가 브랜딩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앞장서 신규 시장 개척 및 고품격 관광 콘텐츠 개발을 통해 차별되는 관광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전세계 유일하게 남아있는 DMZ, JSA 등 비무장 지대를 분단의 아픔이 아닌 평화를 상징하는 관광지로 새롭게 재포지셔닝하고, 특별한 관광 요소를 만들어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안보관광은 우리나라만이 가진 특수한 영역으로 자리매김 해 왔고, 지금도 방한 외국인들에게 인기 1순위로 꼽힐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안보관광은 비단 판문점 일대와 같은 곳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북한 신의주와 서울을 잇는 평화 노선으로 새로운 가치를 조망 받고 있는 경의선숲길, 지하벙커의 옛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미술관의 역할을 함께 하도록 인기를 끌고 있는 여의도 벙커 등 도심 곳곳의 장소들도 새로운 스토리를 담아내며 안보 관광지 중 하나로 몸값을 높이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경의선숲길에서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시점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도보다리 회담이 재현되기도 해 국내외인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다. 외국인 관광 시장 확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서울권 외에도, 대한민국의 전통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지자체 중심의 관광지도 외국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국내 관광을 체험하기 위해 밀려드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비한 충분한 기반 시설 확충도 기본이다.
모처럼만의 남북간 화해 무드는 한국이 글로벌 관광대국으로 다시금 발돋움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안겨줬다. 이 기회를 잡을 것인가, 놓칠 것인가, 이 결정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모쪼록 대한민국도 독일의 베를린 장벽처럼 역사가 살아 숨쉬는 평화의 대명사이자 안보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외국인 관광 전문 코스모진 여행사 대표 정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