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시장 매년 폭발 증가, 소포장등도 늘어
아르바이트 외 본사 인력도 물류터미널 근무
배송알바, 택배기사끼리 물량 나눠싣기 등 분담
지난해 추석 당시 우체국택배 서울 광진 물류터미널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우정사업본부
#물류터미널 1층에 들어온 차들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택배상자들을 쏟아내놓는다. 택배상자들은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터미널 곳곳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수십명, 아니 수백명이 컨베이어 벨트 곳곳에 서서 상자들을 분류하고 포대에 담기를 반복한다. 상자마다 라벨이 붙어있어 가야할 곳을 찾아 자동으로 움직이지만 사람의 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가끔씩 빨간불이 켜져 오류가 날 때면 더욱 그렇다. 상자를 분류하는 작업자들은 화장실을 갈 틈도 없다. 추석이나 설 명절때면 선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상자 크기는 더욱 다양해진다. 말 그대로 대목엔 손이 더 갈 수 밖에 없다. 포대나 대형 프라스틱 박스에 분류한 택배는 다시 아래층으로 이동해 최종 목적지로 가기 위해 택배차량을 기다린다. 차가 들어오고 나가기를 무한반복하면서 물류터미널은 명절이면 24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인에게, 친척에게, 고객에게 가기 위해 물류터미널을 들르는 선물상자는 누구에겐 땀방울이 되는 순간이다.
CJ대한통운 택배 터미널에서 휠소터로 자동 분류된 택배 상자가 배송 담당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CJ대한통운
추석 연휴가 열흘 여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택배와의 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대전 신탄진, 경기 군포, 경기 광주 등에 있는 주요 택배회사들의 대형물류터미널은 이미 풀가동에 들어갔다. 일부 회사들은 추가 아르바이트 외에 본사 직원들까지 동원해 전국에서 밀려오는 명절 택배와 씨름하고 있는 모습이다.
택배를 사무실이나 가정에 최종 배달하는 택배기사들도 물량이 폭증하면서 일명 '배송알바'까지 고용해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같은 집배점에 소속된 택배기사들끼리 물량을 나눠싣는 경우도 자주 눈에 띈다.
국민 1인당 연간 45개가 훌쩍 넘는 '택배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택배업계의 명절 풍경이다.
11일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지난 10일부터 추석 특별수송기간에 돌입했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은 이날부터 10월12일까지 약 5주간을 아예 특별수송기간으로 잡았다. 한진은 10월5일까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달 21일까지 비상체제를 가동한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비상상황실 또는 종합상황실 설치·운영 ▲콜센터 상담원 추가 투입 ▲택배차량 추가 투입 ▲본사 직원 현장 투입 등을 통해 밀려오는 택배물량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다.
한진의 동서울 허브터미널에서 택배 상자가 컨베이어 벨트를 이동하고 있다. /한진
업계에선 특히 추석을 며칠 남겨놓은 오는 18일까지 택배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택배회사 한 관계자는 "택배물량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데다 명절 선물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추석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소포장 선물세트가 증가하는 등 추석 선물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물량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10년 당시 연간 택배물량은 약 12억 상자였던 것이 2013년엔 15억 상자를 넘어섰고,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20억, 23억 상자를 훌쩍 넘겼다.
업계에선 올해 들어서 상반기에만 12억2700만 상자를 기록한 것에 비춰볼 때 올해 전체적으론 25억 상자를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소포장 단위 선물 등까지 가세하면서 추석 명절 택배와의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 택배기사는 "추석 물량이 몰리다보니 배송시간이 평상시보다 2~3시간 늦춰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이때문에 늦은 시간에 고객들에게 배송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명절 특수기라는 점을 고려해 대부분의 고객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택배차량이 물류터미널을 빠져나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