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직원들이 5G 체험관에서 지능형CCTV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내년 5G가 상용화되면, 일상생활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5G로 인해 일상생활에 녹아들 체감 서비스는 곧 이동통신사들의 '수익성'으로 연계된다. 5G 통신을 이용할 만한 데이터 사용료를 높이고, 자율 주행차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야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막대한 투자비를 거두고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도 5G 시대 '킬러 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 아예 콘텐츠 사업자를 자처하고 있다.
SK텔레콤 5G Test-Bed. / SK텔레콤
◆이통사, 자율차·실감형미디어 등 서비스 발굴
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5G 상용화를 앞둔 이동통신 3사는 5G 시대의 비즈니스모델(BM)을 찾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당장 5G 네트워크가 구축돼도 이를 이용해 즐길 콘텐츠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는 망 구축과 더불어 5G 관련 서비스·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야구장, 서울광장, 자율주행실증도시 등 다양한 장소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 개관한 'T.um(티움)'은 5G로 이뤄진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총망라해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총 514평 규모의 전시관에서는 ▲실감형 미디어를 통한 VR 쇼핑 ▲자율주행차 ▲원격 의료 ▲하이퍼루프 등 30년 후 미래 체험 가능하다. SK텔레콤이 그리는 5G 시대의 '밑그림'인 셈이다.
SK텔레콤이 주력하는 사업 중 하나는 자율주행차다. 전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20년 1890억달러에서 2035년 1조152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의 융복합체로, 초저지연의 5G 통신 기술이 필수적이다.
SK텔레콤은 2016년 11월 5G 커넥티드카 'T5'를 선보인 이후 지난 2월에는 경기도 화성 'K-시티'에서 복수의 5G 자율주행차가 서로 통신하며 운행하는 시연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엔비디아와도 손잡고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3D 초정밀 지도(HD Map) 제작 ▲ 차세대 네트워크 기반 차량 통신(V2X 등) ▲ 자율주행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키도 했다.
KT는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을 '킬러 콘텐츠'로 육성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지난해 기준 1800억원인 실감형미디어 시장을 1조원까지 키우고, 미국 대비 79% 수준인 VR·AR 기술을 9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5G 킬러콘텐츠로 꼽히는 VR·AR 시장은 그간 콘텐츠와 핵심 기술이 부재하고 관련 법규가 모호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VR·AR 시장 규모는 1800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79%, 기술 격차도 2.2년 뒤쳐졌다. KT는 연내 50억 규모 정도의 VR·AR전용 펀드 조성 등 콘텐츠 투자를 진행해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 기반을 확대한다. 최근에는 5G 시대를 겨냥해 '싱크뷰'와 올레tv를 접목한 오리지널 콘텐츠인 '저스피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연초에 원격제어 드라이브, 지능형 CCTV, 5G 생중계, 8K VR(초고화질 가상현실 영상), 스마트 드론, FWA(UHD 무선 IPTV) 등 6대 5G 핵심 서비스를 발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 시대가 다가오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는 고화질 비디오, 기업 간 거래(B2B)는 원격제어와 영상인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왼쪽)과 KT의 5G 마케팅 광고. / 각 사
◆ "소비자 인식 높여라"…5G 마케팅도 '시동'
5G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5G 마케팅도 시동을 걸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자사 5G 브랜드 '5GX'를 유튜브, TV 광고 등을 통해 공개했다. 5GX는 차세대 네트워크인 5G가 산업·경제·일상 모든 영역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열고, 생활 혁신을 이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고객들이 5G에 대해 쉽게 체감하기 어려운 만큼 고객 눈높이에 맞춰 5G를 소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가상현실기술과 연결한 '5GX VR', 공장 자동화와 연결한 '5GX 팩토리' 등으로 5GX 브랜드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 또한 자사 5G 브랜드를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5G 시작' 등 광고를 통해 알리고 있고 KT 위즈파크, 월드컵 거리응원 등의 행사에서 체험형 이벤트를 열어 소비자들이 5G를 좀 더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오는 8월 열리는 '제18회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의 5G를 알리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교수는 "이제까지는 전체 커버리지로 넓게 망을 구축했다면 5G 시대에는 서비스 대상이 사람 뿐 아니라 사물, 로봇 등으로 넓어지기 때문에 각 서비스 별로 특화된 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세대 이동통신에서는 이동통신사 회사 위주로 속도 경쟁이 주력이었다면 5G 시대에는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서비스를 세상에 선보여야 한다"며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빠른 속도가 주력인 VR·AR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5G 네트워크의 초(超)저지연. 초연결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형상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