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견기업 2곳 중 1곳은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노동 현안을 산업 부분에 앞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네 가지 핵심 경제정책 중에선 '혁신성장'을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반면 '공정 경제'는 가장 피부로 와닿는 정책으로 지목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가 현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377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 10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1%가 중견기업 현안 중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노동'을 선정했다.
중견기업들이 직면한 노동 문제는 산업(26.5%), 수출(22.3%)보다 해결이 더욱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계의 이 같은 인식은 '급격한 노동 정책 변화로 인건비 상승, 극심한 인력 채용난 등 경영 활동에 어려움이 많다',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산업 현장과 긴밀히 소통해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 달라' 등의 기타 의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자리 중심 경제 ▲소득 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 경제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 중에선 혁신 성장이 가장 미진하고, 공정 경제는 가장 앞섰다고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 인프라 확충, 전략적 해외진출 등 '혁신성장' 항목의 주요 키워드를 감안하면 그동안 내놓은 정부 정책이 중견기업들의 신성장동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가장 속도감 있다고 평가한 공정 경제는 수위탁 거래가 많은 중견기업 현장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 중심의 불공정행위 근절 및 상생협력 문화 확산 정책의 효과를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견기업들의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중·장기 과제로는 '동반성장'을 지목한 비율이 35.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동반성장은 '규제완화(24.9%)' 보다도 10%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 신산업육성(18.3%), 노사갈등해소(11.4%), 인재확보(9.8%) 순이었다.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중견기업 비전 2280'에 대해선 응답자의 42.1%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보통이다'(36.9%), '별로 또는 전혀 기대안함'(21%)도 적지 않았다.
'보통'과 '기대안한다'는 비율을 더한 숫자(57.9%)는 '기대한다'(42.1%)를 훨씬 웃돌았다.
중견련 김규태 전무는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선 전체 매출의 14.5%, 수출의 17.2%, 고용의 5.5%를 차지하는 중견기업의 활력을 확보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특히 현 시점에선 급격히 추진되는 여러 노동 정책이 기업 경영 부담을 더 이상 가중시키지 않도록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업종·지역별 근로시간 단축 차등 적용, 탄력근무제·유연근무제 확대 등 보완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6년 현재 중견기업 숫자는 4014개로 전체 사업체의 0.1%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