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찬란한 작품'
연기력 논란, 풀어야 할 숙제
데뷔 2년차…빠르게 성장하고파
"어느 순간부터 '찬란하게 빛이 난다'라는 말을 좋아하게 됐어요. '황금빛 내 인생'을 그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다시 오지 않을 스물넷, 스물다섯 나이를 '서지수'에 온전히 집중했고, 지수로 행복하게 살았죠." 배우 서은수가 깊은 애정을 가진 캐릭터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운 소회를 밝혔다.
서은수는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극본 소현경·연출 김형석)에서 서지안(신혜선)의 이란성 쌍둥이 동생이자 출생의 비밀을 가진 서지수로 열연했다. 치위생과를 졸업한 뒤 알바 인생을 살던 인물이지만, 알고보니 재벌가의 딸인 사실이 드러나며 내적, 외적 갈등을 겪는 인물. 무거운 소재 속에서 또 서은수는 극중 선우혁(이태환)과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그려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메트로신문과 만난 서은수는 기쁨 반, 공허함 반의 마음을 그대로 꺼내놓았다. 그는 "굉장히 아쉬운 마음이 크고, 보고싶은 얼굴이 많이 떠오른다"며 "그래도 8개월동안의 촬영이 끝나고 대본 걱정을 한시름 놓아 좋다"고 말했다.
'황금빛 내 인생'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시청자와 만났다. 꾸준하게 시청률 상승 곡선을 이어오다 지난달 11일 최종회에서는 45.1%(닐슨코리아·전국 기준)의 최고치를 찍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그 비결에 대해 서은수는 "전개가 빨랐고, 예상을 뒤엎는 스토리가 재밌었다. 대본에 감정신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어 좋았다"고 생각을 밝혔다.
"KBS 주말드라마가 시청률이 잘 나오는 편이지만, 이렇게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한 가지 확신이 있었다면 오디션 때 PD님, 작가님을 뵙고 '정말 좋으신 분인 것 같다. PD님과 작가님과 함께라면 작품이 잘 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꼭 같이 하고 싶어요'라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시청률이 좋다고 해서 배우에 대한 평까지 다 좋았던 건 아니다. 실제로 서은수는 극 초반, 시청자로부터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또 지속적인 악성 댓글에 시달리기도 했다.
"간절했던 작품이라 긴장을 많이 했죠. 그 긴장은 대사 실수로 이어지고,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보여졌다고 생각해요. 제가 봐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를)자책하기보단 지적해주신 것들을 받아들이고 숙제로 여기기로 했어요."
그 뒤로 캐릭터에 대한 이해심을 키운 서은수는 회차가 거듭될 수록 완벽한 지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수가 유학 가기 전에 태수 아빠 집에 찾아가 '하루만 자고 갈게요'라고 말한 뒤 이불 속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어요. 촬영 당시 감정 이입이 너무 많이 돼 눈물이 저절로 났죠. 그런데 이 느낌이 시청자분들에게도 그대로 전달 된 것 같더라고요. '같이 눈물을 흘렸다'는 댓글을 보고 힘이 났어요. 배우로서는 그 힘(시청자들의 공감)이 굉장히 큰 것 같아요"
드라마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지만, 사실 서은수는 배우보다는 CF 모델로 대중들에 더 친숙하다. 그는 배우로 본격 도약하기 전 자양강장제, 결혼정보업체 모델로 활약해 TV, 대중교통 광고판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연예인 보다는 '예쁜 일반인' 소리를 많이 들은 서은수는 그거야말로 자신만의 매력이자 장점이라고 꼽았다.
"자양강장제 광고에서 텔레마케터로 나올 때 '배우는 아닐 거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또 '일반인이겠지'라는 평가도 들었죠. 그런데 이렇게 평범한 마스크가 저만의 장점 같아요. 주변에서는 제 외모에 대해 '질리지 않는 신선한 얼굴'이라고 해요. 작품 오디션에 들어가면 감독님들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다'고 하시죠. 그게 배우로서, 그리고 저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본인만의 매력을 갖고 다수의 CF 출연은 물론, 2016년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을 시작으로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서은수. 그는 앞으로도 '소처럼 일하겠다'는 의미로 "소(牛)은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데뷔한지 이제 2년, 이른 시간에 인지도를 높인 건 매우 큰 축복이에요. 하지만 그만큼 두려움도 커요. 빠르게 인지도가 높아진만큼 연기력도 늘어서 대중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