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정상회담, 평창올림픽 참관 등으로 숨가쁜 일정을 보낸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경제' 문제에 집중했다.
19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강력 대응하고, 연휴 직전 불거진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철강, 전자, 태양광, 세탁기 등 우리 수출품목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로 해당 산업의 국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수출전선의 이상이 우려된다"며 "불합리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는 WTO(세계무역기구) 제소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해 나가고, 한미 FTA 개정 협상을 통해서도 부당함을 적극 주장하라"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최고 5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3일 외국산 세탁기·태양광 제품을 대상으로 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발동을 결정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나라는 수출규모가 15.8% 증가해 10대 수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함과 동시에 수출 순위에서도 2016년보다 2단계 상승한 세계 6위를 달성했다"며 "수출의 증가는 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했지만, 최근 환율 및 유가 불안에 더해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그런 조치들이 수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라"며 "그와 같은 도전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우리가 많은 도전을 이겨냈듯이,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노력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혁신성장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의 적극적인 추진을 통해 수출을 다변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한 펜스 부통령을 지난 8일 청와대에서 면담하며 한국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풀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는 청와대 참모들도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던 내용으로, 문 대통령은 직접 경제문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GM공장 철수까지 현실이 된 전북 군산에 대한 걱정도 잊지않았다.
문 대통령은 "군산지역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협력업체들까지 이어진 고용의 감소는 군산시와 전북도 차원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기재부, 산업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군산경제 활성화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군산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 제도적으로 가능한 대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실직자 대책을 위해서는 응급대책까지 함께 강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