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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대부업에서도 쫓겨나는 서민들...어디서 돈 빌리나



하루벌어 생활하는 노동자 김 모씨(47). 최근 서울에 있는 A대학에 합격한 딸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 대학 등록금은 어찌 해결했지만, 친인척 하나 없는 서울에서 생활할 방한칸 마련하기가 빠듯해서다. 고민 끝에 지난주 A대부업체를 찾았지만 돌아온 답은 "힘들다. 다른 곳을 찾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였다. 실망이 컸다. 김 씨는 "변변한 직업이 없다보니 그런것 같다. 사채라도 알아봐야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씨와 같은 서민들이 대부업체에서도 쫓겨나고 있다. 정부가 2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연 27.9%→24%)를 예고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대부업계가 심사를 깐깐히 하고 있어서다. 가계대출과 고금리 대출에 대한 금융당국 규제가 오히려 금융 소외계층을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자본시장연구원·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대부업체 대출을 이용한 사람 중 저신용등급(7~10등급) 비중은 73.1%였다.

전년 대비 1.2%포인트 줄었고, 지난 2012년 85.0%에 비해 급감한 것이다.

다만 절대적인 대출금액은 7조1800억원에서 2017년 2분기 9조 9100억원으로 38% 상승했다.

반면 중신용자(4~6등급) 대출은 2012년 15.0%에서 지난해 26.9%까지 급증했다. 대출금액도 1267억원에서 3653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정부가 2018년 2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대부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저소득·저신용 소비자 대상 대출을 줄이고, 중신용자 대상 영업에 적극 나선 결과다.

실제 2012년 말 법정최고금리는 39%에서 2017년 2분기 27.9%로 11.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내 전체 대부업 대출액 대비 저신용자 비중은 2012년 말 85.0%에서 2017년 2분기 73.1%로 11.9%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중신용자 대출규모 비중은 11.9%포인트(2012년 말 15.0% → 2017년 2분기 26.9%)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최고 이자율 인하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음성화'를 꼽는다.

실제 개인 대부업자가 매년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회사 수는 2012년 말 1만895개에서 2016년말 8654개로 20.6% 감소했다.

반면 한국갤럽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대부협회가 회원사(대부업체) 대출 현황을 분석해 추정한 결과, 불법 사금융 이용자는 2015년 33만명에서 2016년 43만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규모는 10조원에서 24조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한국기업평가 박광식 평가전문위원은 "법인 대부회사 수는 증가한 반면 개인 대부회사의 수는 감소했다"면서 "이는 이자율상한 인하로 이자수익이 감소하면서 조달 및 운영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향유하지 못하는 영세 개인 대부회사 중심으로 수익부진에 따른 폐업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업 최고 이자율 인하를 앞두고 불법사채업자로 방향을 틀려는 이들이 적잖다"며 "대부업을 찾던 서민들에 대한 심사가 강화되면 불법 사채라도 쓰려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수익성 보전을 위해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자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영업을 위한 자금조달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맞지 않아 대출심사 강화를 통해 부실대출을 최대한 걸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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