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사진)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견기업을 적극 육성할 수 있는 엄청난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소벤처기업부에는 "정부에서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을 키워 1년에 적어도 350개 가량의 중견기업은 배출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4년 7월 법정단체가 된 중견련은 기존엔 중소기업청이 담당하다 중기청이 현 정부들어 중소벤처기업부가 되면서 산업통상자원부로 관할이 바뀌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조직 개편 과정에서 중기부는 중소기업 정책에 집중하고, 중견기업은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가 맡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중견련도 주무부처 변경에 찬성표를 던졌다.
정부가 바뀌고 무술년 새해가 되면서 전·현 담당 정부 부처를 향해 강 회장이 동시에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 중기부 등 8개 부처와 중견련 등 유관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중견기업 정책혁신 범부처 태스크포스'를 꾸려 5개월 가량 '중견기업 정책 혁신방안'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발표하기로 했던 정책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게다가 백운규 산업부 장관과 강 회장을 비롯한 중견기업계 대표간 공식 소통 자리도 아직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로 대기업 총수들을 부르고, 최근엔 중소·벤처기업·소상공인들과 만찬을 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지만 중견기업이 낄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국회도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을 두루 만났지만 중견련은 또 제외됐다.
2013년부터 중견련 회장을 맡으면서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이후 연합회를 법정단체로까지 격상시키는 데 힘쓴 강 회장 입장에선 이쪽 저쪽에서 '서자' 취급을 받는 것이 매우 못마땅한 것이다.
출입기자들과 지난 19일 가진 신년간담회에서 산업부에 '늦게라도 좋으니 제대로된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에둘러 표현한 것도 이런 서운함 때문이다.
중기부에 매년 350개 가량의 중견기업을 배출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당부 아닌 당부를 한 것도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수의 99%로 약 350만 개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들어 정부가 중기부까지 만들어줬으면 중소기업을 키워 매년 0.01%인 3500개 정도는 중견기업이 될 수 있도록 육성 정책에 집중해야한다는 의미에서다.
강 회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고 이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한다면 기업 생태계가 안정화되고, 국가산업을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산업정책의 한 축으로 중견기업을 육성해야한다는 것은 정부도 충분히 갖고 있는 생각인만큼 산업부가 핵폭탄급의 중견기업 정책을 만들고 있으리라 믿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혁신성장을 성공시키기 위해 중견기업과 소통을 확대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