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대학 졸업 대상자 10명 중 약 3명이 졸업을 미루는 '졸업 유예'를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이 어렵자 대학생 신분을 유지한 채 취업 준비를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대표 윤병준)가 올해 2월 졸업대상자 583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 중 72.4%(422명)만 실제 졸업하는 것으로 집계됐고, 취업에 성공한 졸업자는 20.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27.6%는 졸업 유예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졸업 유예는 이수 학점 등 대학의 졸업 요건을 다 채워 졸업이 가능하지만, 졸업하지 않고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로 대학별 자율로 운영되다보니 등록비용의 차이가 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졸업유예제 운영현황 전수조사 자료'(2017년 2월 기준)에 따르면, 197개 대학 중 130개 대학이 졸업유예제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유예생은 1만5898명, 이들이 낸 등록금은 33억7천만원에 이른다. 대학별로 국공립대는 87.1%가, 사립대 중 63.5%가 졸업유예제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별 졸업유예제도를 보면, 서강대는 최소 수강학점이 1학점 이상이고, 졸업유에를 하려면 69만3600원을 내야 하지만, 같은 최소 수강학점을 적용하는 서울과기대와 명지대의 등록 비용은 각각 11만8270원과 56만2천원이 든다. 또 단국대는 최소수강학점이 없지만, 18만6500원을 내야 졸업 연기가 가능하고 동국대는 제도를 시행하지만 최소 수강학점이나 등록금을 받지 않고 있다.
이처럼 졸업 유예 등 졸업을 미루면서, 대학생들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5.4년이 걸렸다. 성별로 여자 대학생의 경우 평균 4.8년인 반면, 남자 대학생은 평균 6.2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1.4년 길었다.
이들이 생각하는 본인의 졸업 시기는 △적당한 것 같다는 응답이 60.2%로 가장 많았으며, △계획 보다 늦었다 31.8% △계획 보다 빨랐다 8.1% 순이었다.
대학생들은 특히 앞으로 졸업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졸업시기가 늦춰질 것이라 생각하는지' 묻자 43.4%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답은 34.5%, '잘 모르겠다'는 22.1%로 집계됐다.
졸업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복수응답), △취업이 점점 어려워져서 라는 답변이 66.8%의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취업을 위해 쌓아야 할 직무역량 경험 등이 많아져서(53.0%)', △공무원 시험, 임용고시 등에 응시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어서(12.6%) 등이 있었다.
반면, 졸업시기가 늦춰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에는(복수응답),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시 나이제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서(65.2%)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졸업유예에 드는 비용이 부담스러워서(45.8%) 등의 답변이 상위권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