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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법원/검찰

'성완종 리스트' 홍준표·이완구 무죄 확정 이유는 "증거부족"



일명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무죄 이유는 증거 부족이었다.

대법원 3부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홍준표 대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해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홍 대표는 2011년 6월 11일부터 30일 사이에 국회의원회관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성 전 회장의 측근 윤모 씨로부터 신문지로 포장된 1억원이 든 쇼핑백을 당대표 경선 자금 명목으로 교부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반면 2심은 홍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완종 경남기업 대표가 같은해 6월 1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금융계좌에 명백히 드러나지 않고, 비자금 조성 담당자 역시 이에 대해 분명히 진술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윤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진술의 진실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 증거를 검찰에 제출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형사재판에서 법관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완구 전 총리에 대해서도 증거 부족을 이유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충남 부여에 있는 자신의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사무소 내 후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선거자금으로 현금 30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이 전 총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쟁점은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인터뷰한 내용과 그가 작성한 메모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 나머지 참고인 진술만으로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등이었다.

2심은 성 전 회장이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를 향한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의혹은 은폐한 점에 주목했다. 성 전 회장의 메모 속 다른 인물들과 달리, 이 전 총리에 대해서는 제공 금액과 날짜 등 부가 정보가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법원은 성 전 회장의 인터뷰 진술과 메모가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됐다고 보지 않았다.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는 진술 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 작성에 허위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고,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 또한 그에 대한 증명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재판부는 이같은 증명이 없다면, 이 전 총리에 대한 유죄의 의심이 있다 해도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 받던 성 전 회장이 2015년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 전화 인터뷰한데서 비롯됐다. 당시 성 전 회장은 홍 대표와 이 전 총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성 전 회장은 목숨을 끊을 당시 이 전 총리를 포함한 8명의 이름 또는 직책이 담긴 메모를 작성해 소지하고 있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자필 메모에 '홍준표 1억, 이완구'라는 문구가 있을 뿐 아니라 생전에 남긴 육성 녹음에서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주장이 확인됐다며 두 사람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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