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더욱 돋보이는 캐논 200D 화이트 모델. /오세성 기자
"선배, 저 출장가야 하는데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죠?"
카메라의 'ㅋ'자도 모르는 후배 기자가 출장을 앞두고 사진 고민을 전해왔었다. 표면적으로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잘 찍을 방법을 알려달라는 부탁이었지만, '좋게 말할 때 카메라 사용법을 알려주고 네 DSLR도 빌려 달라'는 암묵적 청탁도 내포된 물음이었다.
살짝 고민 끝에 카메라를 빌려주기로 하고 기자의 DSLR를 건네줬다. 하지만 DSLR를 본 그 후배는 수많은 버튼과 다이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버튼이 너무 많아 뭘 눌러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렌즈를 포함하면 1㎏을 우습게 넘어버리는 무게도 문제가 됐다. 예비용 배터리와 화각별 렌즈, 스트로보(플래시) 등 기자가 가지고 다니는 카메라 가방 무게는 3㎏을 넘는다. 운동과 거리가 먼 20대 여성이 들고 하루 종일 누비기에는 쉽지 않은 무게다. 잘못해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경제적 피해도 상당하다.
결국 출장은 어찌 잘 넘겼지만 고민이 남았다. '초보자가 쓰기 쉽고 가벼운 DSLR가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캐논이 선보인 200D가 떠올랐다. 지난 7월 출시 당시에는 '가벼운 DSLR'라는 인식과 동시에 '굳이 저걸 왜 써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기종이다. 하지만 고민의 해답으로 떠오른 200D의 의미는 남달랐다.
200D는 캐논이 2013년 선보였던 100D의 후속기종으로 406g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와 한 손에 사뿐히 들어오는 작은 크기가 특징이다. 보급기 수준에 그쳤던 전작과 비교해 2400만 화소, ISO 51200(확장감도), 초당 5매 연속촬영 등 상당한 성능 진화도 이뤄냈다. 엄연한 DSLR이기에 캐논의 EF와 EF-S 렌즈 사용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하얀 색상의 바디다. 대부분의 DSLR와 렌즈가 검은색인데 비해 200D는 카메라 바디와 렌즈가 하얀색인 화이트 모델을 제공한다. 성인 남성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가 더해지니 DSLR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장난감 또는 예쁜 액세서리로 보일 정도다. 덕분에 일상 생활 속에서 가지고 다니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다만 뷰파인터 아이컵, 렌즈 경통 등 카메라와 어울리지 않는 검은 부품들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겨울철을 맞아 사용한 200D는 하얀 눈을 연상시켜 아름다움이 더욱 배가됐다. 카메라를 잘 다루지 못하거나 관심 없어하던 이들도 200D에는 한 번씩 눈길을 줬다.
그렇다고 단순히 예쁘기만 한 DSLR는 아니었다. 사용자가 원하는 곳으로 빠르게 초점을 맞춰주는 듀얼 픽셀 CMOS와 회전형 모니터를 갖췄다. 사진을 찍을 때 굳이 뷰파인더를 안 봐도 모니터에서 원하는 부분을 터치하면 자동으로 초점을 잡고 사진까지 찍어준다. 색상과 선명도를 조금씩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며 프로그램(P) 모드, 매뉴얼(M) 모드, 셔터속도 우선(Tv) 모드 등 다양한 촬영 모드도 지원한다. 앙증맞은 크기와 무게에 갖출 기능은 다 갖췄다는 느낌을 줬다.
촬영 모드를 바꾸니 모니터에 다양한 그림이 튀어나왔다. 캐논은 200D에 '비주얼 가이드'를 적용했다. 지식이 부족한 초보자들이 촬영 모드를 바꿀 때 사용법을 그림으로 알려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도록 보조한 셈이다. 비주얼 가이드는 해당 모드에서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어느 정도의 변화를 줄 수 있는지 시각적으로 알려주기에 카메라를 전혀 모르는 이들도 설명에 따라 원하는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