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스티브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왼쪽 세번째부터)가 협정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미국 델타항공과 맺은 조인트벤처가 미국 교통부의 승인을 받았다. 조인트 벤처 완료를 위한 절차를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의 승인만 받으면 신규사업을 본격 시행할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교통부(DOT)로부터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시행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2002년 미국 교통부로부터 반독점 면제(ATI) 승인을 취득한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 7월 대한민국 국토교통부와 미국 교통부에 각각 양사의 조인트 벤처 시행 관련 서류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미국 교통부의 승인에 따라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시행에 탄력이 붙게 됐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국토교통부 승인을 기다리는 동시에 조인트벤처의 조속한 시행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조인트벤처는 한 회사와 같이 공동 영업을 통해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로서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지는 않는다.
예약률이 저조한 시간대라도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띄워야 할 경우 각각의 업체가 2대의 비행기를 띄우는 것이 아니라 1대의 비행기를 띄워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델이다. 선진국 항공사들이 조인트벤처를 적극 활용, 이익률을 높이는 한편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업계를 재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3대 대형항공사를 주축으로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4개 저가항공사들이 조인트벤처 계약을 통해 합종연횡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델타와의 조인트 벤처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경우 국내 항공사들의 조인트 벤처도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양사는 모든 승인 절차가 끝나는 대로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를 통해 ▲태평양 노선에서의 공동운항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아시아와 미국 시장에서 공동 판매 및 마케팅 확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포함한 핵심 허브 공항에서의 공동시설 이용을 통해 고객들에게 수하물 연결 등 일원화된 서비스 제공 ▲마일리지 서비스 혜택 강화 ▲여객기 화물 탑재 공간(Belly Cargo Space)을 이용한 태평양 노선 항공화물 협력 강화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말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과 함께 인천공항 환승 수요도 높아질 수 있다.
동남아 여행객이 미국으로 향할 경우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인천공항 또는 일본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은데 티켓팅 단계에서부터 모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이 가지고 있는 동남아 노선과 대한항공·델타간 공동운영하는 노선을 접목해 스케줄을 다양화하는 한편 고객 편의를 높여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울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항공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성을 한층 더 강화해 인천공항을 동북아 핵심 허브공항으로 성장시켜, 환승 수요 확대 및 대한민국의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큰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