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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휘발유값 리터당 1621원…사우디發 유가상승, 어디까지?

원유 감산과 전쟁을 무기로 사우디가 국제유가 올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배럴당 40달러 초반이던 국제유가는 60달러를 넘어섰다. 사진은 원유를 끌어올리는 시추기 모습. /페트로나스



국내 휘발유 가격이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리터당 1518원을 넘어섰고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21.65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 배럴당 40달러 선이던 국제유가가 6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요의 대부분을 충당하는 중동 두바이유 가격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에 배럴당 61.30달러로 높아졌다. 사우디판 '왕자의 난'과 적극적인 감산계획 발표,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왕자들이 사라지고 있다. 일가족의 행적이 묘연해지는가 하면 원인 불명의 헬기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11명의 왕자는 부패척결을 명분으로 체포됐고 체포에 저항해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당한 왕자도 있다. 사우디에서 벌어진 참극의 중심에는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32)가 있다.

현재 사우디 국왕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다. 81세 고령인 탓에 퇴임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가 정적 제거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즉위를 앞두고 있는 이 왕세자는 변화와 혁신을 통한 젊은 사우디를 주창하고 있지만, 석유 생산량에 대해서는 "원유가격 지지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며 감산에 나섰다. 국제유가를 높여 국고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그는 남한 면적의 1/4(2만6500㎢)에 달하는 규모의 신도시 '네옴' 조성 계획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은 5000억 달러(약 564조원)로, 국가 수입의 대부분을 원유에 의존하는 사우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국제유가를 올려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미 추가적인 감산 계획도 밝혔다. 사우디는 12월 원유 수출량을 11월보다 일 12만 배럴 줄일 예정이다. 미국으로의 원유 수출도 10% 줄어든다. 이달 말 열리는 OPEC 총회에서도 사우디는 감산 연장과 감산 폭 확대를 강력하게 주장할 전망이다.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도 유가 상승 요인이다. 사우디와 이란의 산유량은 일 1400만 배럴로 OPEC 산유량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두 나라 사이에서 전운이 일고 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미국의 경제재제 해제 이후 자국의 중동 영향력 확대에 힘써왔다. 오랜 기간 이란이 지원하고 있는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집권세력으로 자리를 차지했다.

최근 수니파인 레바논 하리리 총리는 "이란이 (헤즈볼라를 통해) 내정에 개입하고 주권을 침해했다"며 "시아파에게 암살 위협을 느낀다.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로 피신했다. 하리리는 부친이 헤즈볼라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암살되며 정계에 뛰어든 바 있다.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은 비단 레바논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시리아에서는 사우디가 정부군을, 이란이 반군을 지원하며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이란이 시아파 정부를 지원하는 동시에 쿠르드 독립을 막은 바 있다. 예멘에서도 사우디가 정부군을, 이란이 반군을 지원하며 친이란 성향을 띤 카타르는 사우디에게 단교를 당했다.

두 산유국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럴 경우 원유 공급량 감소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

복잡한 중동 상황을 보는 시장의 분위기는 아직 차분하다. 단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할 수 있지만 중동의 영향력이 많이 줄었기에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모습을 찾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OPEC 주도의 감산이 이뤄지더라도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전년대비 30만 배럴 늘어난 일 평균 920만 배럴을 기록할 전망이다. EIA는 내년 일 1000만 배럴까지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 수요도 장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진다. 중국해관총서에 따르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은 10월 원유 수입량이 9월 대비 170만 배럴 감소한 73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3개월 내 최저치다.

OPEC도 연례 '세계석유전망(WOO)' 보고서에서 세계 원유 소비 증가세가 올해 일 150만 배럴에서 2040년 일 30만 배럴로 줄어든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낮은 고용증가율과 낮은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며 "수요 증가세를 억누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최대 은행 ICICI뱅크는 "원유 가격은 일시적 상승이며 배럴당 60달러 근처로 복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BK투자증권도 미국 셰일업계가 언제라도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며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55달러 선에게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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