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을 한 달여 앞둔 15일 오전 경기 화성 용주사에서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자녀의 고득점을 기원하고 있다./뉴시스
명탐정 셜록홈즈는 사람의 머릿속을 방에 비유하며 '가구 정리'를 강조한다. 적재적소에 보관된 정보를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달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 역시 머릿속 정보를 빨리 뽑아 쓰는 '수능형 인간'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건강 관리는 기본이다.
■많이 풀지 말고, 왜 틀렸는지 확인해라
수능은 긴장된 상황에서 머릿속 정보를 적재적소에 떠올려 시간 안에 답을 찍는 시험이다. 시험까지 한 달이 남은 상황에서 '시간 안에 문제 풀기'와 '설명하기'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단순히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공부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그간 공부한 내용을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학의 경우, 어느 공식이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 활용되는지 논리적이고 단계적으로 제한 시간 내에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 역시 "무조건 많은 문제를 푸는 공부방식은 무조건 버려야 한다"면서 "한 문제를 풀어도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전략적인 학습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막판 점수를 올릴 방법은 취약한 부분을 극복하는 것"이라면서 "모의평가에서 틀렸거나 헷갈린 문제는 관련된 기본 개념부터 풀이방법까지 샅샅이 훑어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없다…어려운 문제서 손 놔야
이제 수험생은 본격 실전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문제 풀이 시간을 안배할 때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지금부터 일주일에 한 번은 실제 수능을 본다는 마음으로 시험시간에 맞춰 각 영역 문제를 풀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때는 점수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문제풀이 감각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진 소장은 첫 교시 국어영역을 망치면 의기소침해지는 '1교시 효과'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문제 풀다가 막히는 것에 일일이 반응하지 말고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자신감을 가지되 방심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상위권 학생은 희망하는 성적을 얻으려면 고난도 문제를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면서 "고난도 문제를 만났을 때 충분히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고 호흡을 가다듬으면 침착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능 전 수시모집에 합격했다면, 합격을 동네방네 자랑하지 말라"며 "학업 분위기가 흐트러지면서 수능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못 맞춰 본인이 피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윤곤 소장은 "친구들과 성적 등을 비교하는 행동은 불안감을 높이고 공부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겨야 할 사람은 친구가 아닌 자신이라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가져라"고 말했다.
■맑은 정신 위해 충분한 수면을
수능이 코앞이라는 이유로 잠을 줄이는 등 갑작스레 생활 습관을 바꾸려 들면 시험을 망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루 5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면, 우리 몸은 수면 부족 상태가 돼 생체리듬이 깨진다. 집중력도 흐트러져 학습 능률이 크게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수면부족이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급격히 상승시켜, 다음날 학습 효과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1년 이상 입시 공부에 시달리면 변비와 소화불량에 시달릴 수 있다. 가벼운 뜀 걸음과 산책 등 적절한 운동으로 소화기관을 활성화 해야 한다.
구부정한 자세로 장시간 공부하면 목·어깨·허리에 통증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 거북목증후군과 목디스크에 걸릴 수도 있다. 통증이 심할 경우 시험 때까지 참지 말고 서둘러 정형외과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견해다.
가족과 친척 등 주변 사람들이 지나친 기대나 부담을 주어서도 안 된다. 스트레스 관리가 안 된 수험생은 불면증과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이 일어나기 때문에 적절한 선에서 격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