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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를 가다…캠퍼스야, 연구소야

"고객은 0.6초만에 떠난다. 삼성의 디자인은 아직 1.5류에 불과하다. 짧은 순간에 고객의 마음을 붙잡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지난 2005년 이탈리아 밀라노로 주요 사장단을 긴급 호출, 현지에서 사장단 회의를 가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일성은 '디자인 혁신'이었다. 이 회장의 밀라노 선언으로 시작된 삼성전자의 디자인 혁신 씨앗은 현재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19일 찾은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는 고즈넉한 아파트촌 중앙에 위치해 있다. 건물을 둘러싼 담벼락이 없어, 회사 연구소라기보다는 대학교 캠퍼스에 더 가까워 보였다.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는 약 5만3000㎡의 부지에 6개동 으로 구성돼 있으며, 디자인, 소프트웨어센터,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연구소, IP센터 등 회사의 미래 사업역량 강화에 핵심적인 기능들이 모여 있다./삼성전자



규모 역시 웬만한 대학 정도다. 63빌딩 두배 크기인 연면적 33만8000㎡에 총 6개 건물이 왕복 3차선 도로를 사이에 놓고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3개동씩 놓여 있다.

2015년 완공된 서울 R&D캠퍼스에서는 약 5000명의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1년 CEO 직속조직으로 출범한 디자인경영센터와 각 사업부에 소속돼 있는 150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있어, 삼성전자 '디자인의 심장부'로도 불린다.

그렇다고 디자인 조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센터,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연구소, IP센터 등 회사의 미래 사업역량 강화에 핵심적인 기능들이 모여 삼성전자의 혁신을 이끌어 내고 있다.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 이돈태 전무는 "삼성전자는 전략·제품·사용자경험(UX)·그래픽·소재·컬러·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전문가들이 모여 협력을 통해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만들고 있으며, 서울 R&D캠퍼스는 그 중심에 있다"고 소개했다.

캠퍼스의 6개 건물은 도로를 사이에 놓고 떨어져 있지만, 소통과 협업으로 최대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적에 맞게 건물 어디를 가더라도 서로 연결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복도 또는 사무실 곳곳에 의자, 쇼파 등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브레인스토밍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고 있다.

캠퍼스에는 일반 업무 공간 외에도 실제 집과 같이 꾸미고 삼성전자의 제품들을 체험해볼 수 있는 '홈 익스피리언스(Home Experience)랩',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 되는 음향을 디자인하는 '사운드랩', 소재와 컬러를 연구하는 'CMF(Color, Material, Finish)랩', 다양한 배경의 디자이너들이 관심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확장하도록 돕는 '디자인 라운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홈 익스피리언스 랩에서 UX 디자이너들이 편안한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무풍에어컨, 블루스카이 등 에어 케어 제품의 UX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삼성전자



홈 익스피리언스는 연구실이라고 하지만 일반 가정집과 똑같은 구조다. 위치 역시 외국 임직원 등이 주로 사용하는 사택 내에 있다. 50평 규모로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판매중인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외에도 북미에서 판매중인 가전제품 등 30여종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디자이너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사용 경험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물론 연간 약 500여명의 소비자를 초청해 직접 체험시키고, 그 결과를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부속의원과 정원 300명 규모의 어린이집, 피트니스센터, 사내 식당 2곳, 외국인 임직원을 위한 사택인 우면빌리지 등도 운영 중이다.

캠퍼스에서 피어난 대표적인 디자인 혁신 제품은 '무풍에어컨'이다. 무풍에어컨은 직바람이 몸에 닿지 않아도 시원함을 유지하면 좋겠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시원함과 시각적 시원함을 동시에 극대화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에어컨에 리얼 메탈을 적용하고, 개기월식을 모티브로 한 원형 바람문은 유려한 조형미를 자랑한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송현주 상무는 "무풍에어컨은 냉방 성능이 아닌 냉방의 '질'에 초점을 두어 개발된 제품으로 약 5년간의 연구 기간을 거쳐 완성됐다"며 "개발 초기부터 개발과 디자인 부서간 협업이 긴밀히 이루어진 과제였다"고 말했다.

이러한 협업의 결과 무풍에어컨은 출시 첫해 자사 국내 스탠드형 에어컨 판매량의 70%를 차지했다. 회사측은 이달 현재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없어서 못팔고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무풍에어컨은 '사용자에서 출발해 내일을 담아낸다'는 디자인 철학과 혁신이 담겨 있는 대표 제품"이며 "앞으로 AI와 관련된 제품군, IoT 관련 제품군, 하만과의 협업 등에서 또 다른 혁신적인 디자인의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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