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첫걸음 뗀 최저임금, 풀어야할 중장기 과제는 무엇?

'1만원' 첫걸음 뗀 최저임금, 풀어야할 중장기 과제는 무엇?

최종수정 : 2017-07-17 16:55:25
영세 소상공인·中企 지급능력 제고 위한 대책 마련 시급
▲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인상한 7530원으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소상공인들은 폐업 가능성 등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이로 인한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저임금 초과인상분을 지원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골목길에서 한 직원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최종 결정된 가운데 타격이 예상되는 영세 소상공인, 소규모 중소기업 등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실행 과정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약 '4조원+알파(α)'의 재정 가운데 인건비 직접지원 등으로 3조원 가량을 쏟아붓기로 해 이에 대한 공정한 배분이 당장의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또 현재 2조원 수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도 4조원으로 두 배 늘리기로 하는 등 저금리 자금공급을 확대키로 했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 악화를 막기 위해 소상공인들이 자칫 빚을 더 져야하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언한 상황에서 과도한 임대료 때문에 떠밀려야 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부정청탁금지법 완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간 불공정거래 등 해묵은 문제 해결을 통한 '최저임금 연착륙' 환경 조성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저임금 인상분 직접 지원 혜택은 누구에게

17일 기획재정부, 중소기업청 등 정부와 소상공인·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영세 사업주들을 위해 정부가 고용 유지 지원금을 직접 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 필요한 예산은 3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의 68.2%가 소상공인과 10인 미만의 영세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다. 이들 사업체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많은 타격을 입게되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이 16.4% 오른 가운데 인상분 중에서 최근 5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7.4%)을 제외한 나머지 액수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저임금(시간당)이 올해 6470원에서 내년 7530원으로 오를 예정인 상황에서 인상분 1060원 중 479원(평균 인상률 7.4% 적용)을 제외한 581원을 직접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원 자격 범위를 어디까지 하느냐다.

일단 정부는 소상공인이나 30인 미만의 소기업 등 영세업체들에게 직접 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지원대상이나 지원금액, 전달체계를 좀더 구체화해 내년 예산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인건비 직접 지원 등은 그동안 논의됐던 간접 대책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환영한다"면서도 "인건비를 직접 지원할 경우 4대 보험에 가입한 사업장에게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타격을 가장 많이 받으면서 아르바이트 등 단기 고용을 많이 하는 업종에겐 혜택이 돌아가지 못할 수 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아울러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지금보다 2배 많은 4조원까지 단계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올해 9월에 편성하는 내년 예산부터 늘려나가기로했다. 이렇게 마련된 돈은 연 2.3~2.7%의 금리로 소상공인들이 빌려 쓸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영세한 소상공인들이 활용하는 지역신보 보증지원 규모 역시 현재 18조원에서 2022년까지 23조원까지 대폭 늘릴 계획이다.

문제는 시중 은행에 비해 이자가 싼 정책자금이라고 하지만 매출 하락, 폐업후 재창업 등으로 가뜩이나 목전까지 대출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피해를 추가 대출로 방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앞서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상공인으로도 불리는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잔액은 6월 말 현재 272조6000억원으로 한 달새 2조5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中企 지급능력 극대화 '최대 숙제'

특히 최저임금 상승이 저소득층 임금 인상→국민 소득 증가→소비·저축 증가→내수 활성화 등 선순환 효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엔 임금만 오르고 소상공인 경영은 극도로 악화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전인우 수석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은 동전의 양면이 모두 존재한다. 특히 새 정부가 최저임금을 빠르게 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인상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막기 위해 정책을 잘 운용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경기 활성화가 1차적으로 중요하다. 또 최저임금 제도 시행 과정에서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해선 (소상공인 등의)소득 수준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번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선 PC방, 편의점, 슈퍼마켓, 주유소, 이·미용업, 음식점, 택시, 경비 등 생계형 8개 업종에 대해 최저임금을 다르게 책정하자는 안이 제기됐었다.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인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업종에 따른 최저임금 차별화 문제는 올해 하반기 실태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산출한 뒤 내후년 최저임금을 정하는 내년 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의지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결국 월급을 주는 소상공인이나 영세 중소기업들의 지급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최대 숙제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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